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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후 모든 대회 컷 탈락’ 배상문의 부진과 타이거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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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후 모든 대회 컷 탈락’ 배상문의 부진과 타이거 우즈

입력
2018.01.2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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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배상문./사진=올댓스포츠 제공.

지난해 9월 중순 배상문(32)을 포함한 국내외 유명 골퍼 9명이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시안 투어ㆍ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공동 주관의 제33회 신한 동해 오픈은 2년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국 남자 골프 간판 배상문의 복귀전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는 그를 보기 위해 모여든 취재진만 수십 명에 달했다.

현장에서 만난 배상문은 모든 것이 생소한 듯 호기심 어린 일반인처럼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기자회견장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당시 그는 구체적인 복귀전 목표에 대해 “우승권이든 아니든 나흘 내내 경쟁력 있는 경기를 하는 것”이라고 겸손했지만 말속엔 강한 자신감이 묻어나기도 했다. 배상문은 “부대에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재활운동을 병행해 허리 통증이 없어지고 몸이 가벼워지면서 스윙 스피드가 빨라져 입대 전보다 비거리가 더 나온다"고 덧붙였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다시 출발했지만 지난 약 5개월간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배상문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서 치른 PGA 투어 커리어빌더 챌린지를 또 컷 탈락했다. 성적은 중간 합계 5언더파 211타였다.

이로써 배상문은 군 복무 후 컷이 있는 모든 대회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이어갔다. 초청 선수로 나선 9월 KPGA 신한 동해 오픈에서 예선 탈락한 뒤 PGA 세이프웨이 오픈과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OHL 클래식, 소니 오픈에다 이번 커리어빌더 챌린지까지 한 번도 최종 라운드를 소화하지 못했다. 2013년과 2014년 PGA 투어에서 2차례 정상에 서서 포효하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부진의 원인은 기록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실전 감각과 직결되는 퍼팅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정작 본인은 복귀전을 앞두고 “거리감이나 샷 컨트롤 등 아이언의 감각이 중요하다”고 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그린 위에서 적응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것이 고전의 배경으로 나타난다. 2018시즌 PGA에서 배상문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는 2.25개로 294위에 머문 것이 이를 증명한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도 32.08개에 이른다. 아이언 샷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린 적중률이 70%대(70.37%ㆍ97위)다. 드라이버 샷 비거리의 경우 302.3야드(약 277m)로 63위권에 있다.

결국 쇼트게임의 감이 얼마나 빨리 돌아오느냐에 따라 배상문의 부활 여부가 달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골프는 정신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할 만큼 특히 기량이 상향평준화된 프로 선수일수록 감을 유지하는 멘탈의 일관성이 요구된다. 그만큼 공백기로 한 번 잃어버린 감각을 쉽게 회복하기 어렵다.

배상문의 초반 부진은 한창 부활을 외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ㆍ미국)와 닮은꼴이다. 결국 배상문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따라서 부진한 성적에 조바심을 치지 않고 꾸준히 실전에서 정교한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로 볼 수 있다. 유명 골프 평론가인 T.J. 오클레어는 “정상급 선수라도 오랜 공백을 겪으면 쇼트게임 감각을 회복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며 "우즈의 쇼트게임이 불안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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