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ㆍ신한ㆍ우리ㆍ농협ㆍ기업은행
모바일에서 수수료 90%까지 우대
1달러 바꿔도 수하물 서비스 할인
캐리어 선물 등 쿠폰ㆍ경품도 다양
7세, 9세 아들을 둔 직장인 박모(48)씨는 다음달 초 일본으로 3박4일 가족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준비 차원에서 박씨는 최근 은행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35만엔을 환전 신청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베트남 여행 당시 공항에서 급히 환전을 하면서 수수료를 다 지불해 아까웠다”면서 “이번에는 모바일로 80% 우대 적용을 받아 총 4만5,500원의 수수료를 아꼈다”고 말했다.
겨울방학과 설날 등이 껴 있는 신년을 맞아 은행들이 여행족을 겨냥한 환전 행사를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수수료 우대는 기본이고, 심지어 외화를 무료로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잘만 활용하면 여행 비용은 최대로 아끼면서도 최우량고객(VIP)급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환전은 모바일로… 90%까지 우대
해외여행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할 일은 환전이다. 원화를 외국 통화로 바꿀 때 은행들은 고객에게 환전수수료(매매기준율과 현찰 살 때 환율의 차액)를 받는다. 직접 은행 창구에서 환전을 하면 주거래고객, 거래 실적 등에 따라 수수료 우대 비율이 달라지지만 모바일로 신청을 하면 달러ㆍ엔ㆍ유로 등 주요 통화는 군더더기 조건 없이 최대 90%까지 우대받을 수 있다. 은행이 마진의 10%만 수익으로 챙긴단 뜻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NH농협ㆍIBK기업 등 주요 시중은행은 환전 시 수수료를 90%까지 깎아주는 겨울 환전 행사를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3월 말까지 ‘리브(Liiv)’ 앱에서 환전하는 고객에게 최대 90% 수수료 우대 혜택을 준다. 인터넷뱅킹과 KB스타뱅킹(앱), KB스마트콜, 외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환전하면 80%까지 우대 혜택을 볼 수 있다.
신한(써니뱅크), 우리(위비뱅크), 농협(올원뱅크), 기업(아이원뱅크) 은행도 자체 앱에서 환전 신청을 하면 90%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우대율이 80%로 다른 은행들보다 낮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일 환전 한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하나금융 측은 “타 은행은 대부분 90% 우대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하루 1,000달러까지밖에 안되지만 우리는 80% 우대율 적용이 하루 5만 달러라는 게 강점”이라고 밝혔다.
환전 전에 은행별 수수료를 비교해 보고 싶다면 은행연합회의 ‘외환길잡이’ 홈페이지(http://exchange.kfb.or.kr)를 참고하면 된다. 환전 가능한 통화 종류와 환전 수수료 우대율, 우대조건, 공인인증서 없이 환전 가능한 은행 등이 상세히 나와 있다.
여행자보험ㆍ경품ㆍ외화배달서비스는 덤
은행들 간 환전 고객 유치 경쟁이 심화하면서 해외여행에 요긴한 서비스를 덤으로 챙겨주는 곳도 부쩍 늘었다.
우리(앱 100달러ㆍ영업점 1,000달러), 국민(앱 300달러ㆍ영업점 500달러), 하나은행(앱 500달러ㆍ영업점 300달러)은 일정 금액 이상을 환전하면 무료로 여행자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단, 해당 서비스는 환전을 신청한 사람만 받을 수 있고, 양도는 안 된다. 또 무료 여행자보험을 신청하면 대부분 은행들이 환율우대율을 10%포인트 정도 깎아 적용한다.
쿠폰과 경품 지급도 눈여겨볼 만 하다. 농협은행은 내달 말까지 지점에서 1달러만 환전해도 외투 및 수하물 보관 10% 할인, 수하물 배송 서비스 10% 할인 등이 담긴 쿠폰꾸러미를 제공한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영업점에서 100달러 이상 환전 또는 송금한 고객에게 외투ㆍ수하물 보관 10% 할인, 인천국제공항 스카이허브라운지 40% 할인, 포켓 와이파이(WIFI) 대여 할인 쿠폰 등을 준다. 기업은행은 2월 말까지 300달러 이상 환전 또는 해외송금을 한 고객을 상대로 추첨을 통해 다이슨 헤어드라이어와 여행용 캐리어 등을 줄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14일까지 우리은행에서 처음 환전하고 500달러 이상 환전하는 고객 가운데 10명을 추첨해 50만원 상당의 일본 여행상품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더불어 국민은행은 2월 말까지 ‘무료 외화 배달서비스’도 진행한다. 모바일뱅킹 등으로 미국 달러, 일본엔화, 유로화, 중국 위안화, 태국 바트화, 홍콩 달러 등 6개 통화의 환전을 신청하면 지정한 시간과 장소에 맞춰 외화를 직접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원래는 금액에 따라 배달 수수료가 붙는데, 내달 말까지는 수수료(달러 기준 40만~150만원)가 면제된다.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분당에서 가능하다.
주요통화 외 기타통화는 이중환전 등 고려
달러와 엔, 유로 등 주요통화 외 기타통화는 조달비용이 비싼 탓에 영업점에서 환전하면 우대 혜택을 받기 힘들다. 환전 가능한 영업점이 주요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도 한계다. 모바일 환전 시에도 조건에 따라 최대 50%만 우대 받을 수 있다.
이럴 땐 ‘이중 환전’을 고려해 보는 게 좋다. 전미진 하나은행 외환마케팅부 차장은 “영업점이나 공항 환전소는 환전 수수료를 100%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동남아시아 등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라면 국내에서 미국 달러화로 환전한 후, 현지 환전소에서 현지 통화로 바꾸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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