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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살아난 메르켈, 사민당 대연정 예비협상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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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살아난 메르켈, 사민당 대연정 예비협상안 통과

입력
2018.01.22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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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신년 TV연설 녹화를 마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신년 TV연설 녹화를 마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4개월째 표류하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립정부 구성이 첫 발을 내딛었다. 독일의 제2당인 사민당(SPD)이 대연정 예비협상안에 찬성하면서다. 이로써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 협상이 무산된 이후 정치적 책임론에 휩싸였던 메르켈 총리는 한숨 돌리게 됐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민당은 21일 본에서 열린 특별전당대회에서 대의원 600명을 상대로 기독민주•기독사회당(이하 기민•기사 연합)과 타결한 대연정 예비협상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362명, 반대 279명으로 대연정 예비협상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은 이번 주 본협상을 시작해 세부적인 내용을 확정하고 내각 구성에 착수할 예정이다. 대연정이 최종적으로 성사되기 위해선 본협상이 타결된 후 45만 명의 사민당 당원들을 상대로 찬반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메르켈 총리에게는 또 하나의 최종 관문이 남아 있는 셈이다.

앞서 독일 현지언론들은 예비협상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대연정이 무산돼 정부 구성이 좌초될 경우 사민당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점에서다. 실제 슐츠 대표는 지난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안이 거부되면 재선거를 치르게 된다”면서 “노인 병동의 간호사들이 더 나은 근로조건을 위해 4년을 더 기다리게 할 수 없다”고 찬성 투표에 나서줄 것으로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대연정에 대한 압도적 지지라고 보기는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찬성표만큼이나 반대표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투표에 앞서 이미 작센안할트와 튀링겐주, 베를린대의원단은 예비합의안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고, 사민당 청년연합인 ‘유소스(Jusos)’는 연정 협상 착수 자체를 반대하며 강경 여론을 주도해왔다.

사민당 내에선 메르켈 1기와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하며 ‘우파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지난 총선에서 역대 최저의 지지율을 얻어 패배한 뒤 “강한 야당이 되겠다”고 선언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사민당의 대연정 협상 찬성으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메르켈 총리는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그러나 한 차례 자유당, 녹색당과의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도 실패하는 등 정치적 내상이 큰 상태이고 메르켈 총리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최근 독일 일간지 디벨트와 공영방송 ARD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메르켈 총리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메르켈 총리는 이른바 ‘메르켈 피로감’을 의식한 듯, 자신의 정치적 최대 업적인 유럽연합(EU) 통합에 박차를 가하며 정면돌파에 나서는 모양새다. 사민당의 투표가 진행되기 앞서 메르켈 총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유럽연합(EU)의 통합을 뒷받침하기 위해 양국 간의 ‘엘리제조약’을 55년 만에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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