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ㆍ신한ㆍ우리은행도 동참 움직임
KB금융 노조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내면서 노동이사제가 다시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KBㆍ신한ㆍKEB하나ㆍNH농협 등 국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28명 가운데 24명의 임기가 3월에 끝나는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KB금융 노조는 21일 주주제안권(소액주주의 주총 의안 제출 권리)을 활용해 오는 3월 정기 주총 때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내겠다고 밝혔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권 교수는 인사 부문이 주전공인 경영 전문가”라며 “강의뿐 아니라 실천가로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금융경제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KB노조는 22일부터 주주제안 발의서를 일반주주와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발송해 위임장 확보에 나선 뒤 다음달 7일 주주제안서와 위임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해 11월 임시주총에선 하승수 변호사를 후보로 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까지 얻어냈지만 대다수 다른 주주의 동의는 얻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하 후보의 법조 전문성이 기존 사외이사와 중복된다는 점과 정당 경력을 문제 삼아 반대 의견을 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노조는 이번엔 비(非) 법조인을 후보로 냈다.
또 노조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배제하는 규정(사추위는 사외이사로만 구성한다)을 추가하고, ‘낙하산 인사’의 이사 선임을 배제하는 규정(공직 또는 정당 활동에 종사한 기간이 총 2년 이상인 자를 최종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을 신설하는 정관 개정안도 주주제안권으로 낼 예정이다.
다른 은행 노조들도 노동이사제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 노조가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할 예정이고, 신한은행 노조는 주총 안건으로 올리기보다 사측을 설득해 노조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외이사를 한 명 추천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지난달 우리사주조합 주식보유목적을 변경(단순투자→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주주제안)하면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나서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만 노조 추천 사외이사 추진은 정부의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과 지주사 전환이 이뤄진 뒤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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