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두 가족’ 통합 갈등 격화
날 선 비판 속 중립의원 설득 총력
반대파는 신당 추진위에 18명 올려
안철수 “창당 한다면 특단 조치”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두고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나뉜 국민의당 내 합당 찬성파와 반대파 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상대방을 향해 각각 “민주당 2중대”, “적폐세력 2중대”라고 비판하면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중립파 의원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통합 반대파들이 분당을 공식화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하게 도를 넘는 행위”라며 “신당을 창당한다면 당 대표로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특단의 조치가 출당 조치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만 답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통합을 반대하는 것은 결국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를 하자는 주장”이라며 “반대파 중에는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호남을 고립시키려는 분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중립파로 분류되는 김동철 원내대표와 이용호ㆍ황주홍 의원의 합류 여부에 대해선 “가능하면 한 분이라도 함께 하고자 지금도 계속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8일 개혁신당 창당준비위 발기인대회를 열기로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개혁신당 창당추진위 대표인 조배숙 의원은 “다음달 4일 국민의당 전대에서 보수 대야합 합당을 총력 저지하겠다”라며 “그럼에도 끝내 (합당을) 강행한다면 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창당추진위 최경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적폐세력 2중대를 자처해 당원과 호남으로부터 버림받은 처지에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엄포만 하지 말고 제발 특단의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창당추진위에는 총 18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박지원ㆍ정동영ㆍ천정배 등 호남계 의원들과 박주현ㆍ이상돈ㆍ장정숙 의원 등 비례대표 3명, 중립파로 분류됐던 박주선 의원이 합류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3명에 대한 출당 조치가 없을 경우 최종적으로 개혁신당에 합류하는 인원은 15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통합 반대파 일각에선 6석을 갖고 있는 정의당과 함께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립파의 행보는 내달 4일 전대 전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전대에서 합당이 의결되면 중립파도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들 중 일부 의원들은 어느 쪽으로도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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