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북한 단장 인물에 초점 맞춘 내용 두드러져
남북 단일팀 부정적 여론에 “정치쇼” 우려도 전해
3년3개월 만의 북한 대표단 남한 방문 소식을 주요 외신들은 실시간으로 전하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남북 단일팀 추진 등에 대한 한국 국민의 비판 여론이 여전히 높고, 평창 동계올림픽이 “정치 쇼(political show)”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21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1박2일 일정으로 서울에 도착하자 주요 외신들은 현장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주요 기사로 다뤘다. AP•AFP•로이터 통신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해 북한과의 접촉 재개를 모색한 이후 북측 인사의 첫 방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현송월 단장의 표정과 패션 스타일까지 세세히 묘사하며 현 단장에 대한 소개에 상당량을 할애했다. AP 통신은 “북한 판 ‘걸 그룹’ 리더가 남한에 왔다(Head of popular girl band leads N. Korean team to S. Korea)”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 단장이 북한의 유명한 전직 가수였고, 2015년에는 자신이 이끌고 간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을 전격 취소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문재인정부의 남북단일팀 추진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전하며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른바 북한의 평화 공세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도 다뤘다. AP통신은 “모든 한국인들이 남북 단일팀 추진에 기뻐하는 것은 아니다”며 “특히 이번 올림픽이 끝나면 또 다시 긴장은 고조되고 아무 의미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여론이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 역시 북한 대표단이 방남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재통보 하는 과정에서 남한 정부에 어떤 해명을 했는지에 대해 남측과 북측 모두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신문은 이와 관련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대해 대북 제재 위반 우려를 제기한 한국 보수 진영의 시각이 문제 됐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또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한국 보수 언론의 이 같은 지적을 비판했고, 통일부 관료가 한국 언론에 비판 기사 자제를 호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 대표단이 각종 공연에서 정치적 색채를 띄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현송월 단장 등은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데 가장 잘 훈련돼 있는 인물들”이라며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고 보도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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