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日서 방사한 황새 발견한
강릉 박효재 주무관이 소식 전해
日 언론 소개돼 어린이들 환호
강원 강릉시 녹색성장과에 근무하는 박효재(53ㆍ사진) 주무관은 최근 일본 효고현 야부시 이사초등학교 학생들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정성스레 손으로 쓴 편지에는 이사초교 6학년 학생들의 단체 사진과 함께 ‘스스무가 짝과 함께 지낸다니 기쁘다’ ‘스스무가 빨리 일본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우리는 황새를 사랑합니다’ 등 감사의 내용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자신들이 방사했으나 1년 가까이 생사를 알지 못하던 황새 ‘스스무’의 모습을 박 주무관이 지난달 전해준 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생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박 주무관은 지난달 13일 강릉시내를 가로 지르는 남대천에서 야생철새인 황새(천연기념물 199호) 두 마리를 발견했다. ‘겨울 진객’이라 불리는 황새가 남대천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2009년 이후 8년 만이었다. 당시 강릉시민들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길조가 찾아왔다”며 황새를 반겼다. 박 주무관은 “지난달 남대천에 관찰된 황새의 다리에 부착돼 있는 벤딩(고유번호 J0136)를 조사했더니 지난해 일본에서 방사한 수컷 스스무로 확인됐다”며 “남대천 얕은 물을 긴 다리로 이리저리 거닐며 숭어를 잡아먹는 등 건강한 모습이었고, 즉시 일본 현지에 스스무의 존재를 알렸다”고 말했다. 이 사실은 언론을 통해 일본 현지에 전해졌다.
그는 이어 “공무원으로 해야 할 있을 했을 뿐인데, 일본 초등학생들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게 돼 감사하다”며 “황새가 남대천에 머무는 동안 건강하게 겨울을 나고 내년에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새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보호 동물로 전 세계에 2,500마리 정도만 살고 있다. 정부는 천연기념물 199호로 지정했다. 황새생태연구원은 1996년 러시아에서 황새 2마리를 들여와 인공번식에 성공한 뒤 개체 수를 늘렸으며, 2015년부터 야생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강릉=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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