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성공 도와 세상 바꿀 것”
강남 재건축 허가 엇박자 등 부각
“사심 없어야” 박원순 3선 반대
민병두 박영선 연일 박시장 정책 비판
출마 시기 저울질… 7명 안팎 될듯
87세대 기수 격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문재인 정부 성공을 도와 세상을 바꾸겠다”며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여권 서울시장 후보군 가운데 우 의원이 처음으로 출사표를 내놓으면서 민주당 경선 레이스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장은 후보자들이 현직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 운영을 비판하며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우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상호가 전면에 나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 새로운 서울의 변화, 다음 정치세대 준비 등의 문제들을 해결해 내겠다”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3선 경력의 우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앞세웠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선수 교체, 인물 교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의 등장은 시민사회의 문제 인식과 가치에 대한 기대의 결과였고 그 몫을 훌륭하게 해내셨다고 평가한다”며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새로운 젊은 정치세대의 전면 등장이라는 시대정신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을 향한 날 선 비판도 주저하지 않았다. 우 의원은 “아무리 대통령이 노력해도 서울시장이 그 정책을 뒷받침하지 않거나 엇박자를 낸다면, (시민들은) 결국 실망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 발표 후 이어진 서울시의 강남4구 재건축ㆍ재개발 허가 발표를 박 시장과 문 대통령 간 엇박자의 대표 사례로 꼽기도 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정책과 차별화해서 다음 정치행보를 하려는 분보다는, 사심 없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이 차기 대선 징검다리 역할로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려 한다고 꼬집으며 문 대통령 핵심 지지자들의 마음을 끌려 한 것이다.
우 의원이 출마선언부터 박 시장에 날을 세우는 등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군들은 반(反) 박원순 전선을 자연스럽게 형성하는 모양새다. 당내 경선이 6월 지방선거 본선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 시장과의 대결 구도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이 미세먼지 대책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무료대중교통 정책부터 공동의 타깃이 되고 있다.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군인 민병두 의원은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책에 하루 50억원을 쓰고 있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의원은 수소차 보급 확대를 통한 미세먼지 저감 등 정책 대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현희 의원도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패러다임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박원순 때리기에 가세했다.
출마 선언 시기를 놓고도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민 의원은 오는 25일 자신의 싱크탱크 격인 ‘미래전략연구소’ 창립 심포지엄을 연 뒤 2월 초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박 의원과 전 의원은 평창 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 개최를 전후해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권에선 또 정청래ㆍ정봉주 전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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