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독도새우, 숭채만두, 용금옥 추어탕… 청와대 메뉴에 담긴 정치학

알림

독도새우, 숭채만두, 용금옥 추어탕… 청와대 메뉴에 담긴 정치학

입력
2018.01.21 11:00
0 0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ㆍ벤처기업인과 소상공인 간담회에선 설렁탕이 만찬 메뉴로 올라왔다. 음식은 서울 중구 을지로의 음식점 ‘문화옥’에서 공수됐다.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이 식당은 2012년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식당 100곳 중 하나로 선정됐고, 서울 미래유산으로도 지정돼 있다. 워낙 유명한 맛집이기도 하지만 1990년부터 매달 노인 100여명을 초청해 지금까지 3만2,000여명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등 봉사활동을 해온 점도 청와대의 메뉴 선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각계 각층 인사들과 만날 때마다 준비하는 음식에는 이처럼 다양한 의미가 담긴다. 이른바 ‘식단의 정치학’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가 각종 행사 때 내놓은 음식 중 화제가 된 8가지를 추렸다.

1. 수제맥주 세븐브로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27일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세븐브로이 수제 맥주를 잔에 따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세븐브로이가 제조하는 강서맥주. 연합뉴스ㆍ홈플러스 제공

지난해 7월 27일 국내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 등장한 만찬주다. 세븐브로이는 국내 1호 수제맥주 기업으로 지역명을 딴 ‘강서 마일드 에일’(강서 맥주), ‘달서 오렌지 에일’(달서 맥주) 등으로 유명하다. ‘비정규직 제로’ 원칙을 고수하는 중소기업이기도 하다.

식사 메뉴로는 첫날 미역 조개 낙지 등이 들어간 비빔밥, 둘째날은 콩나물밥과 황태조림이 나왔는데 ‘화합과 조화’를 상징한다. 특히 황태는 겨울에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맛이 들기 때문에 갈등과 대립을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좋은 결과를 내보자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2. 또봉이 통닭

청와대 제공

지난해 9월 28일 건국 제69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뒤 장병들과의 식사 자리에는 치킨이 특식 메뉴로 제공됐다. 수많은 국내 치킨 브랜드 가운데 ‘또봉이 통닭’이 선정된 것은 서민 통닭집을 지향하는 착한 가격을 고수하는 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봉이 통닭은 지난해 6월 서민물가 안정 차원에서 치킨 가격을 최대 10% 인하했었다.

3. 용금옥 추어탕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4일 노동계 주요 인사 초청 만찬에 등장한 음식이다. 용금옥은 서울 중구에서 8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음식점으로, 인근 청계천 노동자들이 여기서 추어탕을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고 한다. 노동계를 상징하는 음식인 셈이다.

4. 도화새우(독도새우)

청와대 제공

지난해 11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빈 만찬 당시 잡채와 곁들여져 나온 식재료다. 정식 명칭은 ‘도화새우’지만 ‘독도새우’란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주로 독도 주변에서 잡혀 이런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당시 일본은 독도 새우가 만찬 메뉴에 포함된 사실을 놓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만찬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초청돼 트럼프 대통령과 포옹하기도 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 문제에 한미일의 연대 강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한미일의 밀접한 연대에 악영향을 끼치는 듯한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반발했고, 일본 정부는 서울 주재 일본 대사관을 통해 공식 항의하기도 했다.

5. 사찰음식

효자동사진관 제공

지난해 11월 29일 국빈 방한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의 만찬에는 후식으로 사찰음식이 나왔다. 불교신자인 시리세나 대통령을 청와대 측이 배려한 것이다. 측백나무 열매와 토종꿀로 숙성시킨 가평잣으로 만든 백자인다식, 완도산 김에 간장과 죽염 등을 넣어 만든 김재피자반, 능이버섯 찹쌀구이, 양평 소나무와 약수로 3년간 숙성시킨 송차 등이 제공됐는데 국내 사찰음식의 대가인 선재스님이 만들었다.

6. 숭채만두

올리브TV '한식대첩' 시즌2 캡처

지난해 11월 23일 국빈 방한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내외 만찬에 올라온 음식이다. 숭채만두는 배춧잎을 만두피로 사용한 만두다. 이 만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끈 MBC 드라마 ‘대장금’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는데, 우즈베키스탄은 대장금의 인기가 높았던 해외 국가 중 하나였다. 청와대는 이 같은 사실을 감안해 숭채만두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에게 대접했고, 대장금의 주인공인 이영애씨도 만찬에 참석했다.

7. 이화백주

이화백주

지난해 12월 18일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건배주로 나온 막걸리다. 탄산이 섞여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여성ㆍ청년 중소기업인이 창업한 업체의 막걸리라는 점 때문에 선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1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여성, 청년 일자리 제공을 위한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8. 포항 과메기

플리커

지난해 12월 8일 전군 지휘관 초청 오찬에 등장한 음식이다. 청와대는 앞서 지진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주민들을 위로한다는 차원에서 경북 지역 특산물인 과메기를 구입했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