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장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만난 영화는? 적지 않은 사람이 알고 있을 답은 ‘택시운전사’다. 가장 많은 사람이 본 영화이니 상영횟수도 가장 많을 수 밖에. ‘택시운전사’는 18만4,075회 상영되며 1,218만6,327명을 만났다. 지난해 흥행 순위 2위는 연말 개봉해 해를 넘겨 상영 중인 ‘신과 함께: 죄와 벌’(853만9,560명)이다. 그렇다면 ‘신과 함께’는 상영횟수도 2위일까? 상영횟수 2위는 할리우드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16만4,448회)이다. ‘스파이더맨’(725만8,678명)의 흥행 순위는 4위. 상영횟수 당 관객을 따졌을 때 ‘신과 함께’가 ‘스파이더맨’보다 훨씬 알짜 장사를 한 셈이다.
질문 하나 더. 상영 스크린이 가장 많았던 영화는 ‘택시운전사’일까? 아니다. 최대 2,027개에서 상영되며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일으킨 ‘군함도’(2,027개)가 1위였다. ‘군함도’의 관객 수는 659만2,151명으로 5위였다. 욕만 먹고 실속을 차리지 못한 꼴이다. ‘스파이더맨’은 스크린 수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흥행성적은 스크린 수와 상영횟수 순이 아님을 의도치 않게 방증했다.
관람등급별로 따졌을 때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46.8%)다. 한국영화만 놓고 봤을 때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66.1%나 됐다. 외화(25.6%)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한국영화는 청소년 이상이 볼만한 작품이 많았으나 어린이에게 적합한 영화는 많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한국영화 등급별 관객점유율 중 가장 낮은 등급은 전체관람가 영화(2%)였다. 가족 단위로 사랑 받은 영화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라제기 문화부장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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