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늘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여느 정치인과 다르게 이러한 상황을 즐기며 자극적인 단어와 빠른 상황 대처로 전세계 사람들에 회자된다. 그의 손에 있는 스마트폰에는 늘 트위터가 깜빡인다. 트위터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외교, 국방과 관련된 본인 생각을 옮기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외교적 마찰을 불러도 그의 트위터 사용은 줄지 않고 있다. 트럼프 집권 후 그의 행동을 가리켜 ‘트윗 정치’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니, 트럼프나 트위터 모두 서로 어느 정도 도움을 주고받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그 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트위터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트위터가 가진 가장 큰 힘은 간결하고 빠른 전파 속도다. 언어와 상관없이, 지역에 제한 없이 짧은 글을 주고 받으며 친구를 만들 수 있다. 단문 기반의 서비스라 스마트폰에 가장 최적화된 플랫폼이기도 하다. 특히 많은 팔로어를 거느린 유명인들의 트윗은 실시간 대화처럼 퍼지며 새로운 언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재난이나 테러 현장에서도 속보 형식의 트윗이 올라와 새로운 뉴스 채널의 역할로도 자리잡았다.
트위터의 초반 돌풍은 대단했다. 2006년 서비스 개시 이후 이용객의 증가로 불과 7년 만에 뉴욕주식시장(NYSE)에 상장한다. 상장 이후 한달 만에 주가는 180% 상승했으며 시가총액은 38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용객 및 광고수익 증가와 더불어 ‘트위터가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의 총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넘쳐난 건 당연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빠르게 변화하는 온라인 트렌드를 놓치며 이내 SNS 최강자란 이름을 반납해야 했다.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데 더 흥미를 느낀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빠르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갔다. 트위터 주가는 급락했고, 실적은 계속해서 우하향 흐름을 보였다. 매각설도 나돌았다.
하지만 트위터는 최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9월 트윗 입력 글자 제한을 기존 140자에서 280자로 두 배 늘리며 대중화에 나섰다. 경영진은 이전보다 더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지난해 3분기부터 줄어들기만 했던 사용자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주가는 48.7% 상승했다. 올해 실적 추정치도 최근 상향 조정되고 있어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간결하고 빠른 트위터가 가진 근원적 힘이 파랑새를 다시 하늘로 날려 보낼 수 있을까. 일단 우려보단 기대가 앞서는 게 사실이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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