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설명 못들은 韓정부도 당혹
트럼프 행정부 내부 문제 때문인 듯”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가 지난달 한국 정부로부터 임명동의(아그레망)를 받았는데도 정식 부임을 위한 후속 절차가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아 의문이 일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에 차 내정자의 이름과 함께 아그레망을 요청했으며, 한국 정부 역시 신속하게 이를 승인했다. 방송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이 같이 전하면서 “한 달 가까이 아무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의문과 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사의 아그레망 절차는 기밀정보 취급 허가, 백악관 승인을 얻은 뒤 진행되며, 주재국의 승인도 일종의 요식행위처럼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아그레망을 받은 미 대사는 미국 정부의 공식 지명, 상원의 인준 절차를 거쳐 공식 부임하게 되는데 그 동안의 전례에 비춰 이번 빅터 차 내정자의 경우는 이례적으로 부임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첫 1년 동안 비어 있는 핵심 외교 포스트 중 가장 중요한 자리가 바로 주한 미국대사”라면서 “그(빅터 차)의 부임이 지체되는 건 당혹스러운 데다, 미국의 국익을 해칠 가능성도 있다”고 비판했다. 로널드 노이만 미 외교아카데미 회장은 한국을 ‘중요한 국가’라고 일컬은 뒤, “그 나라를 가까운 곳에서 모니터링할 사람이 정말 필요하다. 대사만큼의 접근권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CNN은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한테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미국 정부 내부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대사를 임명하지 않은 주요국은 한국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독일, 유럽연합(EU), 이집트, 요르단 등이 더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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