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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출전권 덕분인데” vs “우리 선수 희생은 곤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한 논쟁

입력
2018.01.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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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찾아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뒤 단일팀 논쟁이 온라인상에서 더 뜨거워지고 있다. 단일팀에 찬성하는 쪽은 올림픽 개최국 자동출전권으로 올림픽에 나가는 것인 만큼 단일팀 구성도 의미 있는 일이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한 편에서는 감독과 선수들을 설득하지 않은 채 정치적인 이유로 단일팀을 구성해서는 안 되며 한국 선수들이 일방적으로 희생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아이스하키의 개최국 자동출전권은 없어졌다. 그러나 아이스하키가 동계올림픽의 대표 인기 종목인 만큼 대한아이스하키연맹이 한국 국가대표팀을 올림픽에 출전시키기 위해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을 설득했다. 실력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기 쉽지 않아 개최국 자동출전을 통해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올림픽 본선 무대에 걸맞는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남자 대표팀은 캐나다, 미국 등 백인 선수들을 귀화시켰고, 여자 대표팀은 한국계 외국인 선수들을 수혈했다. 결국 각고의 노력 끝에 IIHF로부터 자동출전권을 인정받은 것이다.

단일팀에 찬성하는 한 네티즌은 “우리가 자동출전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되는 순간 다른 한 나라 대표팀이 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며 “우리 대표팀 때문에 다른 나라가 희생된 것을 생각하면 단일팀으로 우리 선수 일부가 희생하는 것은 매우 적은 부분”이라며 단일팀 구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옹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실력으로 출전 자체가 어려웠던 만큼 단일팀 구성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번 올림픽 주요 이슈가 되면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현실적으로 더 많은 이익이 따라올 것”이라며 단일팀 구성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을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비록 협회의 노력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더라도 경기 주체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유로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단일팀에 반대하는 네티즌은 “회사가 뽑아줬다고 시키는 일 다 할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며 “유독 단일팀 구성에 대해 관대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설령 국내 선수라도 팀 스포츠 성격상 경기를 코앞에 두고 선수를 추가로 합류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북한 선수 실력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단일팀은 너무 쇼라는 것이 티가 나고 이러한 논의에 들어가는 돈과 시간도 아깝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단일팀 구성으로 우리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 우리 선수 23명은 그대로 출전하고 북한 선수단의 출전 규모가 플러스 알파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는 단일팀 논의에 대해 “선수 한 두 명이 더 들어온다고 해서 팀 경기력이 크게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팀 경기임을 고려할 때, 새로운 선수와 충분히 호흡을 맞추지 않고 경기에 나서는 것은 당연히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인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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