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멕시코 공장 미시간주로 옮기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말 대규모 감세 법안을 통과시키자 미국의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보유 중이던 현금의 반입,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등으로 화답하고 있다. 취임 1주년이 목전에 있지만,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거지소굴’발언 등으로 궁지에 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모처럼 반색하고 있다.
애플은 17일(현지시간) 해외에 보유한 현금 중 상당액을 미국으로 반입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연방정부에 380억달러의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향후 5년간 미국에 공장건설 등 300억달러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이 해외에 보유한 현금은 2,523억달러로 추정되며, 애플이 공개한 투자계획에는 신규고용 2만명, 애플사옥 신사옥 건립 등이 포함돼 있다.
애플은 해외에 보유한 현금 중 얼마를 가져올 지와 구체적인 신규 투자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계획으로 5년간 3,500억달러 상당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애플에 미국 내 투자를 늘리라고 주장했으나, 애플 측은 감세안이 통과돼야 이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ABC뉴스 인터뷰에서 “오늘 발표의 대부분은 감세안 덕분에 이뤄진 것이지만 다른 부분은 감세안과 무관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으로 미국 기업들은 해외에 유보 현금을 반입할 때 15.5% 가량의 세금만 내면 된다. 감세안 덕분에 이런 투자 결정을 했다는 애플 측 입장에 고무된 듯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나의 정책은 애플과 같은 기업이 많은 돈을 미국으로 가져오도록 하는 것이었다. 감세안의 성과를 보니 기쁘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2020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해 중형 트럭 ‘램’의 생산 공장을 멕시코에서 미시간주로 옮기고 2,500명 가량을 새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FCA는 또 직원 6만명에게 2,000달러씩의 보너스도 지급했다. FCA의 세르지오 마시오네 CEO는 성명에서 “세제 개혁을 통해 번 돈을 우리 직원들에게 쓰는 것은 합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글로벌 자동차업체에게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주문하는 한편, 멕시코에 대해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 탈퇴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CA 결정에 대해서도 트위터에 “현명한 결정에 감사한다. 트럼프와 펜스에게 투표한 미시건 주의 유권자들은 행복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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