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키스탄과 인도양 공동 탐사
인도는 美와 5800억원대 무기 계약
새해 들어 미국과 파키스탄 사이에 금이 가면서 서남 아시아에서 ‘미국ㆍ인도 대 중국ㆍ파키스탄’ 대결 구도가 짙어지고 있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경제협력 강화에 이어 공동 과학탐사로 인도양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는 반면, 인도는 중국ㆍ파키스탄 접경지역 방어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면서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인 ‘인도ㆍ태평양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8일 중국과학원 남중국해해양연구소 연구원들이 북인도양 모크렌해구 인근에서 파키스탄 과학자들과 함께 해양 과학탐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이번 해양탐사는 북인도양의 해양생태계 파악과 해저자원 공동개발 등을 위한 것이다. 남중국해 해양연구소 관계자는 “북인도양을 시작으로 공동탐사의 범위를 점차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과 파키스탄이 전반적인 경협 확대에 이어 중국의 인도양 진출 전략에도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파키스탄은 연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난 트윗과 함께 안보지원 중단을 선언하자 미국과의 정보 공유 중단, 대외결제 통화로 위안화 채택, 자국 내 중국 해군기지 건설 논의 등으로 맞섰다. 이 틈을 노린 중국은 570억달러(약 61조원) 규모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선물로 안기며 파키스탄을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에 편입시킨 데 이어 미국ㆍ인도를 동시에 겨냥한 인도양에서의 영향력 확대 추진 과정에 파키스탄을 끼어 넣고 있다.
한편 미국과 인도의 방위 협력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국방부는 중국ㆍ파키스탄 접경지역을 방어하는 국경수비대에 지급할 5억5,300만달러(약 5,886억원) 상당의 총기류 16만여정 구매 계약을 미국과 맺었다. 인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무기 구매는 접경지역에 파견한 국방 병력에 시급히 필요한 장비를 보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사실상 중국ㆍ파키스탄과의 긴장 고조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인도는 지난해에도 히밀라야 고원지대 도클람 인근 국경지대에서 중국과 70일 넘게 무장 대치했었고, 파키스탄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카슈미르 지역에는 50만명의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인도는 지난해에도 미국으로부터 전차와 지대공미사일 등을 대거 구매한 바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인도ㆍ태평양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미국과 인도가 더욱 밀착되고 이에 반발한 중국과 파키스탄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만큼 양측의 대립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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