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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려원 "걸크러쉬 마이듬? 母도 속았다며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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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려원 "걸크러쉬 마이듬? 母도 속았다며 놀라"

입력
2018.01.1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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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정려원에게 KBS2 종영극 ‘마녀의 법정’은 연기 인생의 반환점이 됐다. 극중 걸크러쉬 검사 마이듬 역을 맡아 열연, 지난해 KBS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걸그룹 샤크라 출신인 정려원은 배우로 전향 후 ‘안녕 프란체스카’ ‘내 이름은 김삼순’ ‘샐러리맨 초한지’ 등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풍선껌’ 이후 2년여 만에 선택한 ‘마녀의 법정’으로 “30대 여배우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했다. 성공적으로 안방극장 복귀를 마친 정려원은 다음달 영화 ‘게이트’(감독 신재호)를 통해 스크린 접수에 나설 예정이다.

-마이듬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이듬을 연기하면서 많이 바뀌었다. 오랜만에 복귀해 현장이 무서웠고 걱정도 많았다. 근데 스태프들이 ‘이듬이네. 숨기고 있었던 거지?’라고 하더라. 내 속에 담아놓았던 게 풀린 것 같다. 연기하면서 스스로 통쾌했다.”

-15%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종영했다.

“‘잘 되겠다’는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마녀의 법정’은 통쾌한 사이다 같은 게 있지 않았냐. (윤)현민이랑 촬영하면서 ‘역시 가을은 멜로지’ ‘손은 못 잡을망정 법정신을 찍어야 되냐’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대본이 재미있어서 ‘승산 있겠다’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완전 땡큐’라고 했다. 뚜껑 열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니까.”

-아동 성범죄를 다뤄 조심스럽지 않았나.

“아동 성범죄가 이슈 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마녀의 법정’은 더욱 특별하다. 2차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했다. 감독님이 무거운 주제지만 ‘너무 어둡지 않게 다루자’고 하더라. 감독님이 톤 조절을 잘해줬고, 작가님이 대본을 촘촘하게 써줘 걱정을 덜었다.”

-이듬이는 민폐 여주가 아니었다.

“정말 뿌듯했다. ‘이래서 남자주인공 쓰는 거야’라는 말을 듣기 싫었다. 현장에 누구보다 먼저 가서 대기했다. 이듬은 내 나이 대 여자들을 대표한다고 생각했다. ‘30대 여배우 썼는데 괜찮던데?’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쉬운 역이 아니기에 가볍게 하면 안 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김여진 선배도 진짜 본인이 원하던 여성 캐릭터가 나왔다고 기뻐해줬다.”

-반대로 윤현민은 보조하는 캐릭터여서 속상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현민이는 정말 똑똑한 배우다. 작가님이 롤을 설정해놓은 이상 바꿀 수 없는데 캐릭터에 잘 녹였다. 실제로 여진욱 검사처럼 배려를 많이 해줘 같이 연기하면서 행복했다. 작가님도 현민이가 기존 캐릭터에 안주 못하고 다른 걸 시도했으면 풀어나가기 힘들고, 여검사 캐릭터도 죽었을 거라고 하더라. 자신의 롤을 잘 수행해줘서 고맙다.”

-대사 양이 정말 많았는데.

“진짜 죽는 줄 알았다. ‘검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느꼈다. 밥 먹을 때도 항상 대본 끼고 들어가서 봤다. 종영 후 폰 게임을 하는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의사 역보다 힘들었다. 의사용어는 영어가 많아서 쉽게 넘어가는데 검사는 법 조항들이 익숙지 않아서 공부하듯이 대본을 봤다.”

-‘풍선껌’ 이후 2년 정도 공백이 있었는데.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배우 생활을 오래했는데 잘 된 작품도 있고 안 된 작품도 있었다. 현실은 내가 나이 먹었는데 수레바퀴에 갇혀있는 것 같더라. 어느 순간 TV를 보면서 덜컥 겁이 났다. 나중에는 이 속도가 더 빨라질 텐데 한 번 치이더라도 ‘들이박아야 돼’라고 마음먹었다.”

-‘걸그룹 출신 배우’ 수식어에 대한 생각은.

“걸그룹 출신 배우 꼬리표는 정말 좋다. 없애야 된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다.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 엄정화 언니는 노래, 연기 둘 다 잘해서 정말 멋있지 않나. 후배 가수들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에게 귀감이 된다.”

-차기작에 대한 고민 많을 텐데.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게 점점 비슷해지는 것 같다. 예전엔 내가 좋아하는 작품만 계속 했는데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은 다르구나 느꼈다. 시행착오 끝에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엄마도 ‘여태까지 널 잘못 알았어’ ‘너는 이런 게 딱이야’라고 하는데 기분이 참 좋더라. 완벽하게 속고 있었던 거 아니냐(웃음).”

-본인이 잘하는 것과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것의 차이는.

“‘마녀의 법정’과 ‘샐러리맨 초한지’는 솔직히 스트레스였다. 마이듬과 백여치 캐릭터는 실제 나와 너무 달라서 잘 할 수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이걸 못해내면 안 되기에 노력했는데 시청자들이 잘한다고 해줬다. 이번 작품도 빨리 이듬이화 돼 버튼을 누르면 스쳐도 이듬이가 나올 정도로 노력했다. 좋아하는 건 약간 숨 쉬듯이 나오는 것 아닐까. ‘풍선껌’이 그랬다. 흥행과 상관없이 스테디셀러로 남아있는 작품이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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