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신생아 4명이 한꺼번에 숨진 이대목동병원 주요 경영진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다만 병원 주요 직책에서 물러나지만 교수직은 계속 유지된다.
17일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심봉석 이화의료원장, 정혜원 병원장 등 주요 경영진 7명이 보직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이 사퇴 의사를 굳힌 것은 김혜숙 총장이 전체 교수진에 보낸 이메일이 결정적 작용을 했다는 후문이다. 김 총장은 메일에서 “사망한 영아들이 감염된 이유와 치료 과정을 수사당국과 함께 철저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태 수습과 신뢰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이 절실하다”며 “향후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 관계자는 “도의적 책임을 느껴 경영진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며 “사표 수리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직 사퇴가 받아들여지면 이대목동병원은 당분간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의를 표명한 정혜원 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유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유족 대표인 조모씨는 “사태가 끝날 때까지 책임을 진 후 물러나야지 보여주기 식으로 사퇴해선 안된다”며 “이런 인사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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