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중교통 무료 효과 미미
교통량 1.7% 감소에 그쳐
박원순 “차량 2부제 강제해야”
환경부 “국민 공감대 아직…”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도 17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서부 지역에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었다. 18일에는 황사까지 유입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환경부는 이날에 이어 이틀 연속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면제 조치 두 번째 날인 이날 도로교통량 감소는 첫날인 15일보다도 줄어들면서 효과 논란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서울과 인천, 경기의 초미세먼지(PM2.5)가 ‘나쁨’(1㎥ 당 50~100㎍) 이상이었고 18일에도 ‘나쁨’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18일 오전 6시~오후9시 수도권 지역에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세 번째, 제도 도입 후 네 번째 발령이다.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음에도 이날 하루 종일 수도권 지역은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았다. 서울과 경기는 오후 5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각각 92㎍, 91㎍에 달했고, 인천도 72㎍을 기록했다. 이날 낮에는 서울 송파구 미세먼지 농도가 129㎍, 동작구가 128㎍, 성북구가 127㎍을 보이는 등 ‘매우 나쁨’(100㎍ 초과)을 기록한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이재범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은 “중남부 지역은 비가 오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옅어졌지만 수도권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유지되고 있다”며 “18일에는 새벽부터 낮 사이 황사까지 유입되면서 대부분 권역에서 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실시되면서 서울 지역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이 무료로 운행됐지만 이로 인한 교통량 감소 효과는 15일(1.8% 감소)보다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출근 시간대(첫차~오전 9시) 교통량은 2주 전과 비교해 1.7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시내버스(3.2%)와 지하철(4.4%) 이용률 증가폭은 이보다 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첫 시행인데다 경기, 인천이 협력하지 않은 상태고 시민들이 자발적 참여라는 점에서 볼 때 수치가 나쁜 것은 아니다”고 자평하며 “특히 환경부가 나서서 차량 2부제를 강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도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릴 때 민간에 차량 2부제를 강제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는 있지만 법률 사안이라 간단치는 않을 전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차량 2부제 시행 대상을 수도권외, 민간 등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고, 그 취재에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국민의 공감대가 중요하고 관련 법률이 마련되어야 하는 만큼 비상저감조치 개선방안 마련 시 지역자치단체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 또 다른 관계자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계류 중”이라며 “미세먼지특별위원회에서 논의가 되면 관련법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짝수날인 18일 또다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서 공공 부문 임직원들은 짝수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 서울 대중교통은 또 무료 운행된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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