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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분희 언니 오면 따뜻한 집 밥 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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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분희 언니 오면 따뜻한 집 밥 해주고 싶어요”

입력
2018.01.17 17:4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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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 한반도기를 달고 단일팀으로 출전한 현정화(오른쪽)와 리분희.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 한반도기를 달고 단일팀으로 출전한 현정화(오른쪽)와 리분희. 한국일보 자료사진

27년 전 탁구공 하나로 ‘작은 통일’을 이뤄 깊은 감동을 안겼던 현정화(49) 렛츠런 탁구단 감독과 리분희(50)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이 사반세기 만에 강원 평창에서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17일 “북측이 평창올림픽뿐 아니라 패럴림픽(3월 9~19일)에도 대표단을 보내겠다는 구상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북한 선수단 규모와 참가 종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리분희가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외아들이 장애인인 리분희는 장애인 체육에 오래 전부터 관심을 쏟았다.

현 감독은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분희 언니 한 번 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만나면 거창한 식사 대신 집으로 초대해 손수 따뜻한 집 밥을 해주고 싶다”며 남다른 감정도 드러냈다.

현정화와 리분희는 남북 최초 단일팀이었던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연을 맺었다. 남북을 대표하는 에이스였던 둘은 힘을 합쳐 여자 단체전 9연패를 노리던 중국의 만리장성을 무너뜨렸다. 한반도기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걸렸고 남북 응원단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다. 이는 ‘코리아’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현 감독은 “분희 언니랑 서로 애인이 누구인지도 털어놓을(리분희는 북한 남자대표 김성희와 결혼) 정도로 우린 서로 마음을 열었다”고 기억했다.

현 감독은 한국 탁구 최초로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1993년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때 상대국으로 북한 리분희와 맞붙은 뒤 25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리분희가 방한할 예정이었다가 막판에 어긋났다. 현 감독은 “경기장이든 어디든 분희 언니를 만날 수만 있다면 평창을 훑고 다닐 거다. 이번에는 제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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