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기존 1명이던 부회장직을 2년에 걸쳐 5명으로 늘리며 지난해 출범시킨 ‘BU(Business Unit) 체제’ 안정화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원 톱’인 신동빈 회장의 장악력을 높이면서도 회장 부재 등 유사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다.
롯데는 17일 허수영 롯데 화학 BU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지난 10일 부회장으로 승진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를 포함해 이원준 유통BU장, 이재혁 식품BU장, 송용덕 호텔 BU장 등 모두 5명의 부회장을 갖게 됐다.
롯데는 창사 이래 줄곧 부회장 1명 체제를 유지해 왔다. 신동빈 회장이 1997년부터 2011년까지 부회장직을 수행했으며, 그가 회장으로 승진한 뒤엔 고(故) 이인원 부회장이 물려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BU체제가 공식 출범하면서 롯데의 1 부회장 체제가 막을 내렸다. 당시 롯데그룹은 이인원 부회장 사망으로 공석이던 부회장 자리에 이원준 유통 BU장, 이재혁 식품 BU장, 송용덕 호텔 BU장 등 세 명을 한꺼번에 승진시켰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와 허수영 롯데 화학 BU장도 당시 부회장 물망에 올랐으나 지주와 케미칼 등이 검찰의 경영 비리 수사를 받으면서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다.
재계는 5 부회장 체제 완성으로 신동빈 회장의 그룹 장악력은 더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각 BU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출범시킨 BU체제도 한층 더 안정화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5부회장 체제는 신격호 총괄회장과는 다른, 신동빈 회장 고유의 경영모델로 볼 수 있다”며 “부회장을 여러 명 두면 경영권 강화와 함께 유사시 경영 공백을 막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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