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ㆍ향정신성의약품ㆍ대마
대검찰청, 크게 3가지 분류
청소년 먹는 에너지드링크도
최근 신종 마약류로 거론
마약(痲藥)하면 떠올리는 속칭 필로폰 히로뽕(메트암페타민)은 사실 일부다. 우리나라 법(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은 ▦마약 ▦향정신성의약품(향정) ▦대마 3가지를 마약류로 분류한다. 이름도 생소한, 애초 의약품으로 쓰이던 신종 마약류가 계속 등장하지만 모두 이 범주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9월 발간한 ‘2016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담은 마약류는 최신 동향을 반영해 보다 구체적이다. 마약은 양귀비(일명 ‘앵속’) 아편 모르핀 코데인 헤로인 코카인 등 천연 마약 및 추출물, 페티딘 메타돈 펜타닐 등의 합성 마약으로 나뉜다. 향정은 메트암페타민 MDMA(속칭 ‘엑스터시’ ‘도리도리’ 등) LSD 날부핀(일명 누바인) 덱스트로메토르판(일명 ‘러미나’ㆍ진해거담제) 펜플루라민 합성대마 케타민(일명 ‘데이트강간 약물’) 야바 GHB(속칭 ‘물뽕’) 프로포폴 등이다. 대마는 대마초(마리화나)와 대마초를 압축한 해시시로 나뉜다.
이들 마약류는 보통 우리 몸의 중앙처리장치에 해당하는 중추신경계에 오작동을 일으키는 식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약물 사용 욕구가 강제에 이를 정도로 강하며(의존성) ▦사용약물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내성) ▦사용 중지 시 온몸에 견디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고(금단 증상) ▦개인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것(세계보건기구 정의)이다.
약리 현상에 따라 마약류는 흥분제(각성제) 계열과 억제제(신경안정제) 계열로 나뉘기도 한다. 아편 헤로인 등 억제제 계통은 금단 증상이 초기에 금방 드러난다. 투약을 하루만 거르거나 양을 줄여도 지속적인 눈물 콧물에 오한을 느끼고 심하면 환각을 보기도 한다. 반면 코카인 같은 흥분제 계통은 투약 초기 두세 달은 투약하지 않아도 몸이 힘들거나 투약 욕구가 크지 않다. 그래서 조절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십상인데, 오히려 중독성은 매우 강해 더욱 치명적이다.
신종 마약류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주로 환각성이 있는 의약품이 불법으로 유통, 악용되면서 마약류로 지정되거나 지정 대상으로 거론된다. 의사 연예인 등이 불법 시술, 불법 유통에 연루된 프로포폴이 대표적이다. 프로포폴과 유사하게 전신마취제로 쓰이는 에토미데이트를 다량 보유한 조직폭력배가 붙잡히기도 했다. 감기약 성분으로 필로폰을 만들다 검거된 남성도 있다.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투약 후 사고나 중독 문제가 불거진 수면제 졸피뎀 등도 신종 마약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엔 ‘다이어트약’이라 불리는 비만치료제가 신종 마약류로 거론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의사 처방을 받아 쓸 수 있지만, 대체로 뇌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일부 성분은 향정으로 특별 지정돼있다. 과다 복용할 경우 마약류의 특성인 의존성과 내성을 갖게 되기 때문. 다른 얘기 같지만 청소년이 커피나 에너지드링크류를 통해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는 카페인 중독도 있다. 미국에선 카페인 중독이 마약 중독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은 “마약류뿐 아니라 중독성 약물도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라며 “약물 중독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글 싣는 순서>
1 도돌이표: 절망과 참회의 악순환
2 상상 초월: 청정하지 않은 대한민국
3 좀 이상해: 개운치 않은 수사와 재판
4 마약 양성소: 전문가 키우는 교정시설
5 보름 합숙: 쉽지 않은 재활의 길
6 갈 곳이 없다: 취업과 치료 거부하는 사회
7 일본 가 보니: 민간이 주도하는 재활센터
8 재사회화: 극복하고 있어요 응원해 주세요
특별취재팀=강철원ㆍ안아람ㆍ손현성ㆍ김현빈ㆍ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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