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스켈레톤 국가대표 프림퐁
나이지리아 女대표 아데아그보
꿈에 그리던 올림픽 티켓 따내
케나 스키선수 시마더는 메달권
하얀 눈, 얼음이 귀한 ‘검은 대륙’ 아프리카 선수들이 ‘평창판 쿨러닝’을 꿈꾸고 있다.
가나의 스켈레톤 국가대표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아크와시 프림퐁(32)도 그들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13일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북아메리카컵 대회에서 14위와 15위에 올라 랭킹 포인트를 획득, 올림픽 참가자격을 얻었다.
가나 태생의 프림퐁은 8세에 네덜란드로 이주했다. 2003년 네덜란드 주니어 선수권대회 200m에서 우승한 육상 꿈나무였지만 장신 선수가 유리한 종목에서 단신 (172㎝)인 그는 한계에 부딪혔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다 부상까지 당하자, 겨울 스포츠인 봅슬레이로 종목을 바꿨다. 하지만 2014년 소치올림픽 네덜란드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발에 실패했고, 진공청소기 업체 직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려야 했다. 그가 스켈레톤으로 전향한 건 2016년이다. 고국인 가나의 대표로 그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 티켓을 땄다. 프림퐁은 “실력이 부족하다는 건 알지만 평창에서 경험을 쌓고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자 스켈레톤에서는 선수경력 4개월 남짓의 시미델레 아데아그보(37)가 나이지리아 대표로 출전한다. 그 또한 육상 선수로 올림픽 꿈을 이루지 못했다. 스포츠용품 회사에 근무하던 아데아그보는 스켈레톤을 접하면서 올림픽에 나갈 새 길을 찾게 됐다. 지난해 11월 첫 국제대회에 출전한 햇병아리지만, 지난 12일 북아메리카컵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급상승하고 있다.
이들의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국제 스포츠연맹들이 ‘대륙별 배려’ 차원에서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 자격을 완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이지리아의 세운 아디군, 응고지 온우메레, 아쿠오마 오메오가도 지난해 11월 캘거리에서 열린 IBSF 북아메리카 컵 여자 봅슬레이 2인승에서 13위로 완주, 올림픽 출전 자격(최근 3년 내 국제대회 5차례 완주)을 갖췄다. 아프리카 국가에서 올림픽 봅슬레이에 출전하는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케냐 출신 스키 선수 사브리나 시마더(20)도 메달권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프리카는 아니지만 더운 열대지방 국가 출신 선수들의 평창 도전도 잇따르고 있다. 자메이카 여자 봅슬레이의 자즈민 펜레이터 빅토리안(32)과 케리 러셀(28)은 16일 평창행 막차를 탔다. 지난 소치올림픽까지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자메이카 선수 11명은 모두 남성으로, 여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루지 선수 케샤반(36)도 6번째 올림픽을 준비 중이고 싱가포르 최초의 동계올림픽 선수인 샤이엔 고(19)도 쇼트트랙 메달을 노린다. 그는 쇼트트랙 여왕 전이경 코치의 수제자이기도 하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