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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소녀, 거식증도 넘어 평창 피겨 퀸 노린다

입력
2018.01.16 19: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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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대표 가브리엘 데일먼

지난해엔 큰 수술도 치러

“인생의 우여곡절 극복 고마울 뿐”

가브리엘 데일먼 캐나다 피겨 선수가 지난 13일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더그미첼선더버드 스포츠센터에서 여자 시니어 프리 경기를 펼치고 있다.
가브리엘 데일먼 캐나다 피겨 선수가 지난 13일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더그미첼선더버드 스포츠센터에서 여자 시니어 프리 경기를 펼치고 있다.

왕따에 시달리던 어린 소녀에게 피겨스케이팅은 유일한 도피처였고, 희망이었다. 그는 주변의 편견 때문에 오랫동안 거식증과도 싸워야 했다.

캐나다 대표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여자 피겨 선수 가브리엘 데일먼(20)의 이야기다. 그는 2017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3차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고,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선 은메달을 딴 스타 선수다. 그는 지난 13일 캐나다 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평창 티켓을 거머쥐었다.

16일 AP에 따르면 데일먼은 어릴적 왕따와 거식증 등을 극복하고 이러한 결과를 이뤄냈다. 데일먼은 “난독증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놀림을 받았고, 거식증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2014 소치 올림픽 때까지 계속 나를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왕따 예방 비디오에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사실 그 비디오를 보는 게 아직도 힘들다. 그래도 경험을 털어놓게 되니 다른 피해자들도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를 왕따 시켰던 친구들에게서 ‘미안하다’ 는 메시지가 오기도 했다.”

그는 다른 피겨 선수들에 비해 큰 몸집 때문에 편견에 시달렸다. “사람들이 내게 ‘근육이 너무 많아’ ‘너무 뚱뚱해’ ‘피겨 선수가 되지 못할 거야’라고 말하곤 했다. 먹는 게 힘들게 되면서 거식증에 걸리고 말았다.” 실제로 캐나다의 식이장애 정보 협회에 따르면 피겨 스케이팅이나 리듬 체조 선수들은 거식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치올림픽 여자 싱글 4위인 그레이시 골드도 식이장애 치료 때문에 평창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데일먼은 “내가 겪은 상처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게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에 맞춰 모든 걸 준비해왔던 그는 지난 5월 복부 낭종을 제거해야 하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3달의 요양기간이 필요했다. 그는 오히려 그 수술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일단 그 수술은 생명을 구했지 않나. 요양하는 동안 내 인생에서 피겨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그는 자신의 끈기와 열정을 평창의 무대에서 다시 입증해낼 각오다. “내 자신감은 피겨와 함께 성장했다. 인생의 모든 우여곡절을 극복하고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것이 고마울 뿐이다.”

유지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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