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1월 추천 여행지
추위는 추위로 이긴다. 한국관광공사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겨울 추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을 1월 추천 여행지로 선정했다. 얼음과 눈 세상에서 동장군과 한판 승부를 벌이거나, 한겨울의 서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겨울에 더 뜨겁다…포천의 겨울 축제
경기 포천에서 산정호수썰매축제와 백운계곡동장군축제가 열리고 있다. 산정호수썰매축제에서는 빙상 자전거와 얼음 썰매, 호수 기차 등이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호수를 두둥실 떠다니던 오리배는 이름도 재미난 ‘오리 타요’로 변신한다. 꽁꽁 언 호수 위를 달릴 수 있도록 특별 제작됐다. 눈으로 뒤덮인 호수 주변 겨울 풍광도 그만이다. 8회를 맞는 산정호수썰매축제는 2월 11일까지 이어진다.
이동면 도리돌마을에서는 이달 28일까지 포천백운계곡동장군축제가 열린다. 송어 얼음낚시와 얼음 미끄럼틀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높이 9m에 달하는 아이스 빅 트리(Ice big tree)도 눈길을 끈다. 못을 박은 나무 꼬챙이를 얼음에 찍으며 달리는 옛날 썰매와 얼음 미끄럼틀은 동장군축제에서 놓칠 수 없는 재미다.
화현면 ‘산사원’은 오가는 길에 들러 볼 만하다. 전통술 20여종을 시음할 수 있고, 술 빚기 체험 프로그램도 한다. 산사정원에는 사람 키만 한 술독이 모여 있어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소홀읍의 아프리카예술박물관도 독특하다. 짐바브웨, 탄자니아, 케냐 등 아프리카 30여개국에서 수집한 유물과 작품을 전시한다. 1~2층은 아프리카의 문화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을 전시하고, 3층은 포토 존으로 활용한다.
추위가 반가운 겨울 왕국, 봉화 분천역과 승부역
경북 봉화 분천역-승부역-태백 철암역 구간은 열차로 가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겨울 왕국이다. 분천역은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무인화가 진행되다가 2013년 V-train(백두대간 협곡열차)과 O-train(중부내륙 순환열차)이 개통하면서 부활했다.
눈이 많은 산골에 위치한다는 특성을 이용해 분천역은 겨울마다 ‘산타마을’로 변신한다. 우선 역 앞에서 루돌프 4마리가 끄는 썰매를 탄 산타클로스가 반긴다. 다양한 트리 장식과 북극곰 조형물도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꽝꽝 얼어붙은 마을 개천에서 즐기는 썰매는 아이도 어른도 즐겁다.
분천~철암 구간 영동선에는 무궁화호 열차가 평일 하루 3차례, 토·일요일에는 V-train과 O-train이 3회 추가 운행한다. 눈이 내리면 승부역까지 덜컹덜컹 흔들리며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설경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다.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 승부역은 겨울철이면 열차로만 갈 수 있다. 석포에서 연결되는 도로가 있지만 노면이 얼어 차가 거의 다니지 못한다. 승부역에 내리면 분천역까지는 걸어서 돌아올 수도 있다. 얼어붙은 강줄기와 기차로 왔던 선로 주변을 따라 ‘낙동강 비경길’이 조성돼 있다. 백두대간 협곡의 수려한 산세와 설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길이다.
보는 것만도 짜릿…춘천 구곡폭포 빙벽
춘천 구곡폭포는 빙벽 등반의 고전이다. 봉화산 아홉 굽이를 거쳐 쏟아지던 폭포수가 겨울이면 거대한 얼음 벽으로 변신한다. 높이 약 50m 빙벽과 어우러진 대형 고드름이 보기에도 아찔하다.
빙벽 등반을 하려면 전문 산악회의 안전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우선 완전 결빙 상태를 확인한 후, 헬멧과 빙벽화, 안전벨트 등 보조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수직 빙벽에 도전하기 전, 빙벽을 발로 찍는 키킹이나 경사진 얼음 위에서 걷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번거로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200여명의 동호인이 구곡폭포를 찾는다.
일반 나들이객은 얼어붙은 폭포와 전문가들이 빙벽 타는 장면을 지켜보기만 해도 짜릿하다. 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 20여분간 호젓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폭포 가는 길에 ‘끼ㆍ꾀ㆍ깡’ 등 9개 단어를 테마로 한 이정표가 있어 재미를 더한다. 폭포 앞 계단을 하나씩 올라설수록 탄성이 쏟아진다. 폭포 앞에는 얼음 절벽을 감상하는 전망대가 따로 있다. 전망대 넘어 폭포 아래까지 다가서는 것은 안전을 위해 제한한다.
춘천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토이로봇관’을 추천한다. 로봇 권투, 로봇 아바타, 로봇 댄스 체험 등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인기다. 김유정문학촌과 그의 고향인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의 ‘실레이야기길’도 아이들과 함께 걷기 좋은 곳이다.
선수촌 옆 기찻길…태릉국제스케이트장과 태ㆍ강릉
서울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2000년 실내 아이스링크로 탈바꿈하면서 일반에 개방했다. 링크에 들어서면 차원이 다른 규모에 놀란다. 500~600명이 한꺼번에 이용해도 서로 방해 받지 않고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 피겨ㆍ스피드 스케이트도 3,000켤레를 갖췄다. 장갑과 헬멧 착용은 필수. 헬멧은 대여, 장갑은 판매한다.
얼음판에서 운동 후에는 뜨끈한 가락국수와 어묵이 제격이다. 한입 베어 물면 긴장이 풀리고 몸이 사르르 녹는다.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와 함께 스케이팅을 배워 볼 기회도 있다. 6세 이상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스피드와 피겨 스케이팅 특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다.
태릉선수촌 인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가운데 태릉(泰陵)과 강릉 (康陵)이 있다. 태릉은 중종의 세 번째 왕비 문정왕후의 능이고, 강릉은 문정왕후의 아들 명종과 그의 부인 인순왕후의 능이다. 태릉의 조선왕릉전시관은 국장 절차와 왕릉 관리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육사삼거리에서 구리시 경계까지 경춘선 숲길 조성을 마쳤다. 예전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구 화랑대역(등록문화재 300호)과 협궤열차, 증기기관차 등이 볼거리다.
스케이트 타고 한복 음식 남도문화 즐기고
광주실내빙상장은 사계절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최대 5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여유롭게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 각종 빙상 대회를 치를 만큼 빙질도 훌륭하다. 필수 안전 장구인 헬멧은 무료, 스케이트는 3,000원에 대여한다. 입장료는 4,000원(어린이 3000원).
광주시청 앞 문화광장 야외스케이트장도 이달 31일까지 운영한다. 동시에 300명까지 입장할 수 있고, 1시간 이용료는 스케이트와 헬멧 대여료를 포함해 단돈 1,000원이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신나는 DJ 박스가 설치되고, 만 12세 이하 어린이가 장난감과 책 등을 사고파는 ‘빛고을벼룩시장’이 열린다.
광주에는 아이들과 즐길 여행지가 많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어린이문화원에서는 아이들에게 예술적 감성과 창의성, 공감 능력을 키워 주는 다양한 놀이 체험이 가능하다. 인근 금남로의 한너울한복체험관은 전통 한복에서 생활 한복까지 다채로운 한복을 입고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한옥마을과 대나무 숲길 사진 등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전통 놀이와 소품 만들기도 즐길 수 있다. 북구 삼각동의 남도향토음식박물관은 남도의 전통 음식을 배우고 맛보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떡과 한과, 케이크 등을 만들어 보는 ‘이야기가 있는 주말 체험’이 적당하다.
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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