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300 도입 등 활성화 정책 효과
셀트리온 3개사 비중 코스닥 시총 21%
바이오주 쏠림 현상에 불안감 커져
코스닥 지수가 15년 10개월 만에 900선을 뚫고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만 이미 13% 가까운 상승세다. 그러나 ‘셀트리온 3총사’의 시가총액이 코스닥 전체의 20%도 넘어, 바이오주 쏠림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셀트리온 3총사를 빼면 코스닥 지수는 750 수준으로 떨어진다.
코스닥 시장은 16일 9.62포인트(1.08%) 상승한 901.23으로 문을 닫았다. 코스닥 지수가 종가 기준 900선을 넘은 것은 2002년 3월 29일(927.30) 이후 15년 10개월만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724억원 어치, 외국인은 45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 행보는 사흘 연속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11거래일간 외국인이 사들인 코스닥 주식도 7,589억원 어치나 된다.
지난해 12월 28일 798.42로 마감된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102.81포인트(12.88%)나 올랐다. 지난 11일 발표된 코스닥 활성화 방안이 지수 상승에 부채질을 했다. 활성화 방안은 코스닥 시장 육성을 위해 개인이 코스닥 종목 위주의 펀드에 투자하면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게 골자다. 특히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5일 코스피와 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지수’도 선보이기로 했다. KRX300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32개 종목과 코스닥 68개 종목으로 구성되는데, 연기금이 수익률 평가 기준(벤치마크 지수)으로 KRX300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기금 자금이 코스닥 시장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태”라며 “2월 이후 이 지수를 활용한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얼마나 유입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멈출 줄 모르고 상승하는 코스닥 지수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가고 있다. 바이오주 쏠림 현상 때문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바이오주다. 시총 1위인 셀트리온의 비중은 13.34%나 되고,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6.52%)와 셀트리온제약(1.17%)까지 더한 셀트리온 3총사의 시총 비중은 코스닥 전체의 21.07%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28일(14.34%) 보다도 6.73%포인트나 늘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셀트리온 3총사의 주가가 그대로라고 가정하면 현재 코스닥 지수는 750 안팎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향후 지수가 얼마나 오를 지는 결국 바이오주에 달렸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자금 유입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 바이오가 아닌 다른 업종에도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에서는 최근 주춤했던 반도체(3.27%) 기계ㆍ장비(3.00%) 화학(2.88%) 업종 등도 상승했다. 황선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사업팀장은 “제약 업종에 쏠려있던 수급이 반도체, 기계ㆍ장비, 화학 업종으로 확산되며 전반적인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점차 업종 편중이 해소되면서 시장 전반적인 활성화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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