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금을 캐려는 ‘골드 러시’가 일어났을 때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작업복을 팔아 돈을 벌었다. 그의 기업은 세계적인 청바지 판매 기업 ‘리바이스’로 발전했다. 21세기판 ‘골드 러시’ 비트코인 열풍도 비슷한 현상을 낳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와 간접적으로 연결되면서 이득을 보는 개인과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블록체인 정보 전문 웹사이트 ‘데이터플로크’는 ‘비트코인 열풍’에 올라타고는 싶지만 비트코인의 가치에 확신이 없어 직접 투자를 망설인다면 관련 업계에 나서거나 투자하라며 이득을 보는 업종 5가지를 꼽았다.
먼저 ‘비트코인 투자 컨설팅’이 꼽혔다. 비트코인은 주식시장과 같다. 그날 하루의 추론과 정세에 따라 가격이 움직인다. 그래프 분석과 가치 전망에 익숙하지 않은 개인들은 주식 컨설팅처럼 비트코인 투자에도 컨설팅에 의존한다. ‘빅 데이터’나 블록체인 기술 관련 업계 사정에 밝고 자금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전문가는 적다. 펀드 매니저처럼 비트코인을 취급하는 투자처나 투자 상담에 나서는 업계는 주목할 만한 성장 대상이다.
두 번째는 컴퓨터 하드웨어. 비트코인 채굴 열풍이 불면서 하드웨어 업계도 웃고 있다. 새 비트코인을 생산해 내는 것을 ‘채굴’이라고 하며, 이 작업을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그래픽 카드에 투자해야 한다. 지난해 용산 전자상가는 채굴업자들이 그래픽 카드를 사들이는 바람에 재고 부족에 시달렸다. 몇몇 인터넷 업체도 입고되는 순간 그래픽 카드가 사라지는 현상을 경험했다.
에너지 업계도 유망 간접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전력업계는 비트코인 열풍에 이득을 본 대표 사례다.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동원되는 컴퓨터를 가동하려면 어마어마한 전력량이 소요된다. 가상화폐 전문 온라인매체 디지코노미스트 추정치에 따르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체는 연간 41.42테라와트시(TWh) 수준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는데 이는 뉴질랜드의 연간 전력 소비 수준이다. 급증한 에너지 수요에 이득을 보는 에너지 기업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네 번째로는 비트코인을 공인한 업체들이다.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기 어렵다면, 비트코인을 온라인 거래 수단으로 인정한 항공, 기술, 생산업체, 그리고 은행을 눈 여겨 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2014년부터 비트코인을 취급해 온 온라인 소매업체 ‘오버스톡’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5억달러 규모의 신규 가상화폐 공개(ICO) 계획을 발표하자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3% 뛰었다.
마지막으로는 채굴장비 대여 업체다. 비트코인 채굴은 이제 소수의 ‘코인 마니아’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에 몇몇 정보기술기업들은 아예 ‘채굴 공장’을 차려 놓고 채굴에 직접 나서려는 개인들에게 원격 대여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모으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을 직접 채굴하거나 구매할 필요 없이 채굴업을 중개만 해도 비트코인 열풍에서 이득을 보는 셈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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