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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떠날 때 오바마는 ‘안녕하세요’ 한국말로 인사했는데…”

입력
2018.01.15 16:5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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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이은 인종차별 발언에

오바마 백악관 비서실 근무했던

한국계 직원 트윗 큰 공감 얻어

지난 2011년 백악관을 떠나게 된 한국계 비서실 보조 직원 게리 리(오른쪽)씨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웃고 있다.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은 리씨에게 “안녕하세요” 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 감동시켰다. 게리 리씨 트위터 캡처.
지난 2011년 백악관을 떠나게 된 한국계 비서실 보조 직원 게리 리(오른쪽)씨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웃고 있다.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은 리씨에게 “안녕하세요” 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 감동시켰다. 게리 리씨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지소굴’ 파동을 준엄하게 꾸짖은 한국계 전 백악관 직원의 트위터 메시지가 미국에서 화제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백악관에서 비서실 보조 직원으로 근무했던 게리 리씨가 전날 올린 트윗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고 권력자인 트럼프 대통령 트윗보다도 평범한 시민 리씨의 트윗이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씨는 한국인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사우스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2007년 시카고 오바마 선거캠프에서 일하다 이후 백악관에도 입성, 2011년까지 일했다. 리씨는 2011년 백악관을 떠나면서 겪은 경험을 소개하며, 주목할 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았던 자신을 친절하게 대했던 오바마 전 대통령과 정반대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을 비교했다.

리씨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리씨를 집무실로 불러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 인사를 건넨 뒤 환담을 나눴다. 리씨는 “대통령은 내가 부모님 나라의 문화와 한국어를 더 습득하기 위해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떠나는 날 나를 만나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했다”며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동료가 얼마나 놀라운 일이냐며 엉엉 울었고, 나도 따라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사진도 함께 공개했는데, 사진 속에서 리씨는 오바마 대통령과 악수하며 활짝 웃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계기로 이날 처음 트위터에 글을 쓰게 됐다는 리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인권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의 가치와 동떨어져 있는 것임을 비판했다. 리씨는 “’어디 출신이니?’라는 질문은 상당수 아시아계 미국인이 두려워하는 질문 중 하나”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질문을 포함해 이번 주 어마어마한 양의 ‘속을 뒤집는’(Upsetting) 발언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리씨가 언급한 ‘어디 출신이니’라는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가을 집무실에서 파키스탄 문제를 보고하는 한국계 여성 정책 전문가에게 출신지에 따라 경력을 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을 가리킨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어디 출신이냐?’라는 질문에 이 여성이 “뉴욕”이라고 답하자, ‘진짜 출신지를 물어본 것’이라며 재차 질문하고는 “왜 예쁜 한국 아가씨가 우리 행정부를 위해 북한과 협상하는 일을 하지 않느냐”라고 언급해 비판을 받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아시아계 이민자를 유럽계 이민자와 동등한 미국 시민으로 인식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내비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대선 유세 때에도 한국계 조셉 최씨가 ‘한국의 방위 무임승차론’을 공격하자, ‘한국에서 왔냐’고 되물었다가 ‘텍사스에서 태어나 콜로라도에서 자랐다’는 반격을 받기도 했다.

리씨의 트윗은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온라인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일부 글도 있지만, ‘마음껏 써라! 이런 이야기가 필요했다’ 등 호응의 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게리가 올린 트윗에는 또 ‘좋아요’ 15만7,000여건을 기록, 같은 날 트럼프가 올린 ‘너무나도 가짜뉴스가 많이 보도되고 있다’는 내용의 트윗(13만5,000여건)보다 많은 ‘호감 반응’을 얻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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