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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쌀 기부 류지현씨 올해도 2,000㎏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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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쌀 기부 류지현씨 올해도 2,000㎏ 쾌척

입력
2018.01.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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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앞줄 가운데)씨가 15일 대전 중구 유천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박용갑(왼쪽 세번째) 중구청장에게 자신이 직접 농사지은 쌀 2,000㎏을 전달하고 있다. 대전 중구청 제공
류지현(앞줄 가운데)씨가 15일 대전 중구 유천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박용갑(왼쪽 세번째) 중구청장에게 자신이 직접 농사지은 쌀 2,000㎏을 전달하고 있다. 대전 중구청 제공

매년 설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19년째 자신이 직접 농사지어 수확한 쌀을 기부하는 농민이 있다. 주인공은 대전 중구 유천1동에 거주하는 류지현(69)씨.

류씨는 15일 유천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쌀 2,000㎏을 박용갑 중구청장에게 기탁했다. 이 쌀은 홀로 사는 노인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 200세대에게 10㎏짜리 한포대씩 전달될 예정이다.

그의 쌀 기부는 2000년부터 시작됐다. 젊은 시절 고생이 떠올라 명절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직접 농사지은 쌀을 나누어주기로 마음 먹었다.

20대 후반에 대전에 정착한 그는 막노동과 쌀장사 등으로 재산을 모았고 대전에서 가까운 충남 논산에 논을 사서 농사를 지어왔다. 여기서 나온 쌀을 도정해 매년 초 동사무소에 전달하고 있다.

그는 쌀 기부외에도 대전시의 시민참여 복지시스템인 복지만두레 회원으로 활동하며 여름에는 보양식, 겨울에는 김장용 배추, 새해 떡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웃에 대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웃을 향한 꾸준한 봉사로 그는 2016년에는 국무총리로부터 감사장을 받았고, 지난해 12월에는 국회가 제정한 ‘자랑스런 국민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류씨는 “나 자신은 좀 덜 먹더라도 어려운 이웃이 따뜻한 밥 한술이라도 뜰 수 있다면 그것이 내 즐거움”이라며 “매년 하는 일이라 이제는 특별한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19년째 이어지는 일상사지만 그는 해가 갈수록 농사가 힘에 부쳐 언제까지 쌀 기부를 이어갈지 자신은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순간까지는 기부를 멈추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박용갑 중구청장은 “19년 동안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나눔의 아름다운 동행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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