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곳곳에서 혼선

서울 시내만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고양 지축역은 요금 면제에 포함
승객들 “뭐가 기준인지 모르겠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준수도 미흡
서울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평일 발령 첫날인 15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한 시민이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어? 무료라더니 아니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처음 평일에 발령됨에 따라 출퇴근 시간대 서울시내 대중교통 요금이 면제된 15일 오전 7시30분. 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서 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를 통과한 유종준(37)씨는 지하철 요금이 부가되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알고 보니 같은 지하철 3호선이더라도 서울교통공사 관할인 지축~오금역 구간만 무료였던 것. 같은 일을 겪은 김병식(70)씨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그는 “한 정거장 차이로 면제에서 제외되니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라면서 “실행 취지는 공감하지만, 면제 기준이 모호하고 홍보도 충분치 않아 헷갈린다”고 했다.

서울시가 미세먼지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며 내놓은 대중교통 요금 면제가 처음 적용된 이날 서울과 수도권 곳곳서 혼선이 빚어졌다. 서울시내에서 출근할 경우 가급적 자가용을 집에 두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도록 하자는 취지였지만, 곳곳서 모순점이 발견돼 시민들 호응은 그리 높지 않았다. 주소지는 경기 고양시지만 관할기관이 서울에 있는 덕에 대중교통 이용 면제 대상이 된 지축역 이용자들은 “서울도 아닌데 면제가 되니 뭐가 기준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최모(27)씨는 “(경기 인천서 서울로) 출근할 때는 유료지만, (서울서 경기 인천으로) 퇴근할 땐 면제란 점도 행정편의적 발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효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오전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에 못 미치는 ‘보통’ 수준이어서 “잘못된 예보로 예산만 낭비한 거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당일(새벽 0시~오후 4시) PM2.5 평균농도가 ‘나쁨’(50㎍/㎥ 초과) 수준이고 오후 5시 기준으로 다음날 예보가 ‘나쁨’ 이상일 때 발령된다. 한 지하철 이용객은 “실효성 없는 대중교통 무료 정책보다 예보시스템 개선에 예산을 쓰는 게 옳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대중교통 요금 면제로 운수업계에 지불해야 할 부담금(서울시 추산 약 50억원)이 지방자치단체 세금에서 나간다는 점에 대해 은평구 주민 김모(31)씨는 “결국 ‘동족방뇨(凍足放尿·언 발에 오줌 누기)’ 아니냐”라며 “중국발 ’미세먼지 폭탄’이 예상되는 봄철엔 매일 대중교통 면제가 이뤄질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준수 역시 미흡했다. 짝수차량의 공공기관 주차장 출입이 제한된 이날 서울시청과 서울시교육청 등은 짝수차량 출입을 철저히 막는 모습이었지만, 정부서울청사 등 일부 기관에선 짝수차량을 사실상 ‘무사통과’시켰다. 공무원 A씨는 “전날 오후 8시쯤 차량 2부제 실시 문자메시지를 받았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며 “경기도에서 출퇴근하거나 자녀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줘야 하는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차량을 가지고 온 걸로 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정책 방향은 옳지만, 시행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서울의 자동차 출퇴근 비중이 일본 도쿄나 프랑스 파리 등 주요 국가 수도보다 높아 규제가 필요건 사실”이라면서 “시민들의 공감대를 넓혀가며 새 정책을 펼쳐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근길 서울시 진입차량은 지난주 같은 시간대보다 1.8%(2,099대) 줄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