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북한 피겨 페어 렴대옥-김주식 조/사진=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 마감 시한을 늦추기로 하면서 북한의 전 종목 출전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엿새 만에 재개되는 남북 실무회담에서는 선수단이 아닌 예술단 파견이 먼저 논의됐다.
남측 대표단은 평창 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논의하기 위해 15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을 수석으로 하는 북측 대표단과 실무접촉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9일 남북 고위급 회담 이후 엿새 만이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평창 올림픽 기간에 파견하는 예술단의 구성과 공연 장소ㆍ내용ㆍ일정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 올림픽은 세계 각국이 자국의 명예를 걸고 벌이는 스포츠 대회이다. 올림픽과 관련한 제반 문제를 차관급 회의에서 다룬 뒤 자연스럽게 예술단으로 옮겨가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이다. 그럼에도 북측이 선수단보다 예술단 파견에 무게를 두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된다. 첫째 기량이 떨어져 참가에 의의를 두는 선수보다 국제적 이슈를 끌어 모으는 예술단의 선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둘째 예술단은 사전 준비가 필요해 미리 조율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실무 회의에서 예술단을 먼저 토의하자는 의도는 북한이 예술단의 비중을 더 높게 보고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이는 선수단 규모와 무관하지 않다. 평창 올림픽에 참가는 하지만 선수단은 극히 소수일 수밖에 없다. 선수 10명에 임원 10명 등 총 20명 안팎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출전 가능성이 있는 단체 경기 아이스하키를 빼면 올림픽 기준을 통과한 선수가 북측에는 거의 없다.
반면 예술단은 북한을 선전하고 홍보하는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 대회 기간 내내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미디어가 북측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게 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예술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훨씬 실익이 클 수밖에 없다.
예술단의 중심에는 2012년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조직된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이 있다. 서구 스타일의 10인조 여성 밴드인 모랑봉악단은 김정은이 직접 결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장 초기 미니스커트와 탱크톱 등 과감한 의상에다 서양 클래식 음악까지 연주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모랑봉악단장인 현송월은 김정일 정권의 대표적 예술단체인 보천보전자악단을 거친 가수 출신으로 한때 총각 시절 김정은의 애인으로 알려졌다. 현송월 단장은 정확한 나이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대좌(대령 계급)이고 정권의 상당한 신임을 받고 있는 걸로 파악된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전반적인 대표단 파견에 대한 실무회담은 북한 나름대로 준비해야 해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의 회담을 역제의한 것”이라며 “북한의 경우 음악 등을 위시한 문화 외교가 50~60년대부터 활발했고 저변이 넓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문화ㆍ예술인들로 구성된 공연단이다. 북한 나름의 체제 선전 효과도 크다. 공연단은 래퍼토리 등에서 사전 준비와 기술 준비가 필요해 서두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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