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마지막 경기가 남았다.”
남자 스켈레톤 세계 1위 윤성빈(24ㆍ강원도청)이 자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 동안의 국제 대회를 모두 마치고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그는 피곤해 보였지만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설렘도 감추지 않았다.
윤성빈은 “기내에서는 빨리 한국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했다. 사실 (취재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약간 당혹스러워했다. 이어 “최종 목적지인 올림픽을 대비한 실전 연습을 잘 끝냈다고 생각한다. 이제 정말 가장 중요한 마지막 경기가 남았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2017~18시즌 7번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따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지난 10년 동안 ‘스켈레톤의 황제’로 군림하던 마르틴스 두쿠르스(34ㆍ라트비아)는 금2, 은2, 동1에 그쳤다. 윤성빈은 세계랭킹 1위(1,545포인트), 두쿠르스는 2위(1,430포인트)다.
윤성빈은 독일 쾨니히스제에서 열리는 올 시즌 마지막(8차) 월드컵에는 불참하고 귀국 다음 날인 15일부터 곧바로 평창에서 실전 훈련에 들어간다.
올림픽 경기가 열릴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2월 1일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통제에 들어간다. 그 전까지 다른 나라 선수들의 출입이 제한되지만 개최국 선수인 윤성빈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윤성빈은 앞으로 남은 17일 동안 평창 트랙을 완전히 몸에 익히겠다는 각오다.
올 시즌 비약적인 발전의 비결을 묻자 그는 “솔직히 스스로는 특별히 어느 부분이 발전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난 매년 똑같이 최선을 다하는데, 경쟁 선수들이 경기 내용에서 흐트러진 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쿠르스를 넘어섰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그렇게 판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 올림픽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지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담담해했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부담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윤성빈은 눈을 반짝였다. “부담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 관심을 응원으로 생각한다. 올림픽 메달은 다른 사람이 따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내 꿈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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