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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단일팀 성사 가능성↑ 평창 동계올림픽, ‘평화 올림픽’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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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단일팀 성사 가능성↑ 평창 동계올림픽, ‘평화 올림픽’ 되나

입력
2018.01.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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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Ⅱ 그룹 A 대회에서 남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평화 올림픽’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실현하려는 5대 목표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만난 이희범(69)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오는 2월 열리는 대회의 목표와 관련해 경제, 문화, 환경, 정보통신기술(ICT)과 함께 평화 올림픽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대회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 정신에 따라 북한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며 “올림픽 휴전 벽 설치 등 준비는 물론 정부의 국제 공조 강화를 통한 평화ㆍ안전대책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언급했다.

평창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의미를 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 종합대회 사상 처음이자 1991년 이후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 성사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북한에 공식 제안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구소련(현 러시아)과 미국의 냉전 체제 와해에 기여했듯이, 남북 단일팀이 구성될 경우 이번 평창 올림픽 또한 한반도와 세계 평화 증진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단일팀 시도의 역사는 지난 19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남북이 3차례 회동을 하면서 논의했지만, 복합적인 이유로 이뤄지지 못했다. 1979년에도 제35회 평양 세계탁구선수권 단일팀 구성을 위한 시도가 4차례 있었으나 양측이 입장 차를 보이며 성사가 좌절됐고, 1984년 LA 올림픽 단일팀 구성 노력도 구소련 등 공산국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도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협의가 진행됐다. 3년에 걸쳐 4차례나 실시됐지만, 북한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수정안을 거부하고 올림픽에도 불참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그러나 세계 냉전 체제가 와해되면서 남북 단일팀 구성은 급물살을 탔다. 남북은 마침내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과 같은 해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단일팀인 '코리아팀'을 꾸려 출전했다.

세계탁구선수권에 나선 단일팀은 남한의 현정화(49), 북한의 리분희(50) 등의 활약을 앞세워 세계 최강 중국의 9연패를 저지하고 정상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펼쳐진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도 남북 단일팀은 8강에 오르며 선전했다.

남북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1년 앞둔 2007년 2월 남북체육회담을 열어 구기 종목을 중심으로 단일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양측은 단기와 단가, 합동훈련 방안까지 합의에 도달했지만, 이후 남북 관계가 갑작스레 악화되면서 단일팀 출전은 또 한 번 무산됐다. 아울러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이어오던 개막식에서의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도 베이징 올림픽에서 명맥이 끊겼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 단일팀 구성이 추진됐지만, 경기단체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때는 북한의 불참으로 좌절됐다.

지난 12일 정부는 북한에 15일 오전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평창 올림픽 참가 관련 3대3 후속 회담 개최를 제안했고 북측이 14일 이를 받아들였다. 남북은 15일 평창 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개최한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 협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주재 남북간 회의를 통해 최종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남북 단일팀이 성사될 경우 우리 측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출전 엔트리가 확대돼야 하는 등 급히 해결돼야 할 부분도 있겠지만, 대회 성공 개최와 남북 관계 개선, 세계 평화 증진이라는 대승적 관점에서라면 실(失)보다는 ‘득(得)’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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