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가 이르면 15일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 지사는 페이스북에 “조조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며 이를 암시했다. 그는 진정한 ‘보수통합’은 자유한국당과 선(先)통합이라는 소신으로 최근 바른정당을 탈당한 바 있다.
14일 남 지사 측근에 따르면, 남 지사는 15일쯤 한국당 복당을 선언하고 입당신청서를 내는 등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바른정당을 탈당했던 남 지사는 13일 페이스북에 “세상을 어지럽히는 동탁을 토벌할 수 있다면 기꺼이 조조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고 적어 복당 의사를 내비쳤다. 남 지사는 동탁이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맞서 보수연합을 이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11일 청주에서 열린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남 지사와 거의 4년 만에 처음으로 통화를 하면서 남 지사에게 ‘언제 오느냐’고 물었고, 남 지사가 “주말경에 간다”고 답했다”고 소개해 남 지사의 입당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남 지사의 글에 6ㆍ13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남 지사는 조조보다는 여포”라고 맞받아쳤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 “조조는 시류에 따라 진영을 옮겨 다니지는 않았고, 용맹하지만 의탁할 곳을 찾아 옮겨 다닌 건 여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유불리를 가려 여러 번 진영을 바꾸었고 의탁했던 동탁을 제거한 건 여포였으니, 굳이 정한다면 지사님은 조조보다 여포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삼국지연의에 따르면 여포는 후한 말기에 가장 무용이 뛰어난 인물로 묘사되고 있으나 절개가 없어 동탁, 원소, 유비 등 진영을 여러 차례 옮겨 다니다 결국 패해 조조에 의해 처형됐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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