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영화 ‘아가씨’(2016년)로 파격적인 스크린 데뷔를 한 김태리는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햇수로 데뷔 2년 만에 영화 ‘1987’ ‘리틀 포레스트’ 등 굵직한 작품에서 주연을 꿰차며 승승 장구 중이다. 최근 흥행 뒷심을 발휘한 ‘1987’에서 김태리는 1987년을 대표하는 청춘의 얼굴 연희 역으로 분해 관객의 공감을 자아내는 연기를 펼쳤다.
-시나리오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 작품을 선택했나.
“긴장감과 속도감이 눈에 띄었다. (김)윤석 선배가 ‘다큐로만 끝나면 참여 안 했을 거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에 굉장히 동의했다. 실화로만 기능하는 게 아니라 영화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시나리오의 구조나 쓰임이 색다르고 신선했다.”
-‘아가씨’ 이후 관객에게 보여주는 두 번째 작품인데 부담스럽지 않았나.
“부담은 딱히 없었다. 주연이긴 하지만 후반부에 많이 등장하니까. 관객들께서 어떻게 영화를 보실 지가 가장 궁금했다.”
-1987년은 태어나기 전(1990년 생)인데 당시 시대상을 얼마나 알고 있었나.
“자세히는 몰랐다. 그래서 촬영이 들어가기 전 공부가 필요했다. 책도 많이 읽었고, 작은 아버지가 딱 그 시대를 살았던 분이라 자문을 많이 구했다. 선배들 말씀도 많이 들었다.”
-직접적인 경험이 없는 시대니까 연기를 하면서 감정이 북받치지 않았나.
“사실 내 장면을 찍으면서 연희의 개인사에 많이 집중하느라 촬영 중에 그런 울컥하는 감정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런 감정은 유가족 분들과 함께 영화를 보며 느낀 것 같다. 기분이 묘했다. 연희 혼자 가상인물이다 보니 영화에 누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젊은 세대들이 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했나.
“지금 시대와 충분히 연결돼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참 잘 만들어졌다 해도 ‘이걸 왜 지금 만들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면 집중이 잘 안 된다. ‘1987’은 관객들이 충분히 몰입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1987’ 속 모두가 뛰었던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강동원과 풋풋한 청춘 남녀의 케미를 완성했는데.
“(강)동원 선배가 워낙 경험이 풍부하시다 보니 재미있게 촬영했다. 시나리오에 업던 신들도 직접 만들기도 했다. 특히 발차기를 하는 장면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든 신이다. 역시 연륜과 경험이 중요하다.”
-광화문 촛불 시위에 ‘안 빠지고 참여하려고 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1987’ 시나리오를 받고 읽을 때쯤이었던 것 같다. 장준환 감독님은 ‘이런 영화가 탄생하고, 나란 사람이 연출을 맡게 된 상황이 기적 같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다. 올해가 열사님들 30주년 추모기이기도 하니 지금이 의미가 깊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나는 자기만족을 위해 나갔다. 그런 사태에 분노를 느꼈지만 ‘나서서 싸울 거야’라는 마음보다는 친구들 만나고 집에서 놀고 먹는 게 불편했다.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나갔다.”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으로 김은숙 작가와 호흡하게 됐다.
“사실 ‘도깨비’ 때도 너무 감사하게 출연 제안을 주셨는데 타이밍이 안 맞았다. 이번에는 ‘리틀 포레스트’ ‘1987’ 촬영이 다 끝났을 때라 출연 시기가 잘 맞았다. 좋은 작품을 만나게 돼서 기대된다. 현재 촬영을 진행 중이다.”
-드라마에서 이병헌과 멜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나이 차도 있고 대선배라 부담스럽지 않나.
“아직은 병헌 선배와 만나는 장면이 많지 않았다. 사실 부담보다는 기대된다. 연기를 워낙 잘하셔서 팬으로서 좋아했다. 같이 호흡하면서 뭘 배우게 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브라운관 첫 주연작인데 소감이 어떤가.
“‘아가씨’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거대한 파도가 닥칠 것 같다. (웃음) 조금 무섭다. 영화가 400만, 6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하는 것도 사실 드라마 시청률에 비하면 적은 수치 아닌가. 인기가 더 생기길 바라는 마음은 없다. 연예인처럼 행동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끄럽다.”
-데뷔하자마자 주목을 받았고 작품들이 모두 흥행했다. 탄탄대로를 밟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데.
“좋은 역할과 좋은 시나리오와 감독님들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민망하다.(웃음) 사실 배우로서 여러 가지 길이 있는데 내가 이 길에 들어선 게 과연 맞나 싶기도 하다. 수준이 아직 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배우로서 내 수준은 아직 한참 밑이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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