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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별 “래퍼-배우 겸업, 어려우니까 더 재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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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별 “래퍼-배우 겸업, 어려우니까 더 재밌죠”

입력
2018.01.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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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한별은 특이한 케이스다. 오랜 기간 연기를 공부했으나 이름을 알린 건 래퍼로서이고, 래퍼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는 와중 연기자로 다시 대중과 만나기 시작했다. 양동근이나 소지섭처럼 배우를 하면서 음반을 내는 경우는 있지만 래퍼로 정식 데뷔를 하고 배우를 겸업하는 건 유일무이하다. 래퍼 앤덥으로 활동한 배우 한별은 국내에 없었던 이 길이, 어려워서 더 재미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름까지 바꿨다. 배우로 시작하는 각오가 남다른 것 같다.

“정말 각오를 하고 들어왔다.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다. 연기는 워낙 계속 하고 싶었던 일이다. 대중은 아마 몰랐을 거다. 가시적으로 내가 낸 성과가 없었으니까. 그렇지만 학생들 작품에 출연하거나 작은 역을 하고, 오디션을 보려고 프로필을 돌리고 이런 건 계속 하고 있었던 일이다. 기회가 안 잡혀서 연기자로서의 면은 못 보여드렸는데 난 원래부터 조금 알려진 래퍼 겸 무명 배우였다. 전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전업은 아니고 본격적으로 두 일을 병행하게 된 것이다.”

-JTBC ‘전체관람가’ 평이 워낙 좋았다.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그저 감독님들 앞에서 연기 한 번 보여드리고 싶어서 오디션에 지원했던 건데 나도 이렇게 잘 풀릴지는 몰랐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출연을 확정 지었다.

“친구가 알려줘서 ‘전체관람가’ 오디션이 열린다는 걸 알게 됐다. 앞서 말했듯 큰 욕심은 없었고 그냥 오디션에 참가해서 내 연기 한 번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오디션 가기 전날 보니 지원자가 6,000명이더라. ‘완전 ‘쇼미더머니’네. 난 망했네’ 했다. 그런데 뽑혀서 정말 놀랐다.”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감독님이 나에 대해 전혀 몰랐다. 래퍼 앤덥이라는 사람이 있는 지도 몰랐다고 한다. 1차에서는 연기와 얼굴만 보고 선발을 했고, 2차에서는 랩을 요구했다. ‘전체관람가’에서 내가 맡은 캐릭터가 랩을 곧잘 하는 인물이어야 했거든. 나는 랩을 하라고 하니까 신나게 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감독님은 원래 배우를 뽑아 놓고 랩 선생을 붙이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랩을 하니까 선생 안 붙이고 갈 수 있겠다 했던 것 같다. 스태프 분들이 감독님께 ‘저 사람 실제 래퍼다’고 말을 해준 걸로 알고 있다.”

-김보성과 호흡은 어땠나.

“무척 좋았다. TV에서 뜨거운 면을 많이 봤는데 실제로도 계속 뜨겁더라. 처음 만났는데도 속 얘기를 다했다. 실제 아들들이 힙합을 좋아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한테 랩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아들들에게 다가가려는 진심이 느껴졌다. 내가 아버지를 일찍 보내드렸는데,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듣더니 ‘널 생각하고 떠오른 시가 있다’며 낭송도 해줬다.”

-연기자로서 분위기가 최근 굉장히 좋다.

“한 3년 정도를 제대로 된 역을 한 번도 못 하다가 갑자기 이준익 감독님의 작품으로 상업 영화를 하게 되고 황정민 형과 촬영을 같이 하고 있으니 얼떨떨할 뿐이다. 사실 난 2018년까지는 아무 것도 못 할 줄 알았다. 계속 오디션에 떨어지는 날들일 줄만 알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행복하다. 지난해 10월인가에는 집 앞을 걷다가 갑자기 울었다. 이 모든 게 되는 게 신기하고 감격스러워서.”

-가수로서 계획은 없는지.

“세 곡 정도 녹음은 완료했는데 아직 프로모션 일정이 안 잡혔다. 이 곡들은 세 곡이 붙어서 나와야 하나의 스토리가 완성이 되는 곡들이다. 연기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시기와 앨범이 안 나오는 시기가 겹쳐서 ‘이제 음악 접나?’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아니다. 곡 작업은 지난해 10월에 진작 끝났다.”

-음악과 연기를 어떻게 병행할 생각인가.

“라이프스타일 롤모델로 삼는 분이 양동근 선배다. 양동근 선배는 노래를 내서 대히트를 치고 이런 건 아니지만 우리 쪽에선 완전 리스펙트를 받는다. 앨범을 낼 때마다 신선하고 에너지가 좋아서. 또 자기만의 색도 확실하잖나. 음악을 히트시키려고 내는 분이 아닌 것 같고 표현할 에너지가 확실할 때만 음악을 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음악이 항상 살아있을 수밖에 없는 거다. 예전에는 솔직히 ‘이쯤 되면 곡을 하나 내야 하나’ 해서 작업한 곡들이 있었다. 그런데 귀신 같이 그런 노래들은 사랑을 많이 못 받더라. 좋은 게 나올 때 음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

-새해가 밝았는데 계획이 있다면.

“오디션을 봐서 1차, 2차까지 합격한 작품들이 있다. 그 작품들의 오디션을 계속 볼 것 같다. 만약 출연이 된다면 봄, 여름엔 엄청 바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연초에는 만들어놓은 노래들도 나와야 한다. 한국에서 래퍼로 먼저 알려진 다음 배우로 나가는 사람이 내가 처음 아니냐. 행보를 참고할 사람이 없다. 그래서 어렵고, 어려우니까 더 재미있다. 나중에 어떤 래퍼가 연기자로 새롭게 나아갈 때 ‘한별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했으면 좋겠다. “

사진=에코글로벌그룹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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