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용설명서엔 경고 문구 없어
소아과 교수 “꼭 필요한 주사제” 경고
신생아 4명의 사망 원인이 스모프리피드(SMOFLIPID)라는 지질영양제로 인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서 미숙아 사망위험을 경고한 약물이라는 사실이 12일 뒤늦게 알려지며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이 의약품은 이대목동병원 만이 아니라 전국 주요 대학병원 대부분이 미숙아 등에게 사용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이 사망한 신생아들에게 주사한 스모프리피드는 독일 프레지니우스카비사가 제조한 지질영양제로 국내에서 음식을 통해 영양분 섭취가 어려운 미숙아 등 환자들에게 필수지방산을 공급하는 용도로 흔하게 사용된다. 그런데 FDA가 2016년 미국에서 이 제품을 허가하면서 발행한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경고(WARNING)’ 문구에 미숙아 사망을 일으킨 사례들이 보고됐으며, 사망 아이들에 대한 부검에서 폐혈관 내 지질이 축적돼 있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하지만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행한 스모프리피드 사용설명서에는 FDA가 적시한 이 경고 문구가 전혀 없다. 이러다 보니 국내 의사들도 이런 위험성을 전혀 인지하지 않은 채 미숙아 등에게 투여해왔다.
식약처는 업데이트가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제품의 안전성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2016년 해당 약품이 승인돼 비교적 최신 논문이 활용돼 허가사항이 업데이트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2006년 승인돼 업데이트가 늦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 이 영양제로 인한 부작용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고 FDA도 관련 논문을 언급했을 뿐 '신생아에 투여하지 말라'는 경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사망 역시 이 주사제 제품 자체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스모프리피드는 독립적으로 영양을 섭취할 수 없는 미숙아들에게 반드시 투여해야 하는 주사제”라며 “어떤 약이든 부작용이 있을 텐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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