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한반도 정세 및 북한 김정은에 대한 중국, 러시아 정상의 발언과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의 새 후견국을 자처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김정은을 “유능하고 성숙한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또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서방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방송된 러시아 인쇄매체 및 통신사 대표들과의 회견에서 “김정은은 분명히 이번 판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전략적 목표를 완수했다. 핵무기를 보유했고 세계 어디든지 다다를 수 있는 1만3,000㎞ 사거리 미사일도 가졌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이 “지금부터는 화해와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관측하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어려운 과제를 설정할 경우 전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인들을 포함한 모든 관련자가 핵무기 없이도 안전이 보장된다는 확신을 하게 될 때 (비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주도한 대북제재 결의에 동의했지만 동시에 결의에 담긴 제재 강도를 낮추고 서구와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국과 북한 간 관계가 경색된 틈을 파고들어 북한의 새로운 후견국으로 떠올랐고 미국과 북한 사이 대화 중재역을 자처하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한반도 정세 호전을 기대하는 한편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중국 외교부가 12일 홈페이지에 올린 한중 정상의 전날 통화 내용에 따르면 시 주석은 “현재 한반도 정세는 도전과 기회가 공존한다”며 “평창 올림픽이 남북대화의 계기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를 호전시키는 발단이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유관국들과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더 나아진 상황을 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발언이 올 들어 급속하게 전개되는 남북대화 상황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을 경계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미국 요구로 중국이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사이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발전하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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