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ㆍ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됐던 북한의 새 후견국으로 떠오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김정은을 “유능하고 성숙한 지도자”라고 추켜세우며 그가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서방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방송된 러시아 인쇄매체 및 통신사 대표들과의 회견에서 “김정은은 분명히 이번 판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은 전략적 목표를 완수했다. 핵무기를 보유했고 세계 어디든지 다다를 수 있는 1만3,000㎞ 사거리 미사일도 가졌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이 지금부터는 화해와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관측하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어려운 과제를 설정할 경우 전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인들을 포함한 모든 관련자가 핵무기 없이도 안전이 보장된다는 확신을 하게 될 때 (비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주도한 대북제재 결의에 동의했지만 동시에 결의에 담긴 제재 강도를 낮추고 서구와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국과 북한 간 관계가 경색된 틈을 파고들어 북한의 새로운 후견국으로 떠올랐고 미국과 북한 사이 대화 중재역을 자처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3월 대선에서 집권을 노리는 푸틴은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된 것을 미국이 비판하는 이유는 “그들이 (나발니를) 새 대통령으로 선호하고 있으며 러시아 정치에 개입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러 관계개선의 책임은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에 있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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