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의 자국 영해 바로 바깥쪽 접속수역(영토에서 22~44㎞ 해상)에 중국의 잠수함이 진입했다며 중국 측에 항의했다. 11일 NHK에 따르면 일본 해상자위대와 방위성은 중국군 소속으로 보이는 잠수함이 전날 오키나와(沖繩)현 미야코지마(宮古島) 앞바다에 이어 이날 센카쿠열도의 다이쇼지마(大正島ㆍ중국명 츠웨이위) 앞바다의 접속수역에서 수중 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다이쇼지마 앞바다에서는 중국군 프리깃함도 출현해 접속수역 안팎을 넘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의 영유권 분쟁으로 긴장이 높은 지역이다. 중국 잠수함이 이 지역 주변 일본 접속수역에 들어온 것은 2013년 이후 6번째다.
일본 정부는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사무차관이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하는 한편 총리관저에 설치된 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일본의 항의에 대해 중국 함정의 접속수역 진입을 인정하지 않고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 2척이 관련 해역에 나타나 중국 해군을 따라다니며 감시활동을 벌였다면서 댜오위다오와 부속도서가 중국의 고유한 영토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본은 이번 사태로 최근 개선 기미를 보이는 양국 관계를 악화시킬지 않을까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영해를 지키기 위해 의연하고 냉정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양국의 관계개선 흐름을 저해하지는 않도록 하겠다며 대응톤을 낮췄다.
도쿄= 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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