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몰아친다는 소식에 한파 스케치를 위해 새벽부터 찾아 나섰습니다. 여기로 갈까 저기로 갈까. 이럴때가 사진기자들은 가장 고민이 됩니다. 무엇 하나 보장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죠. 부장과 전날 상의해 1차 목적지로 삼은 강화도 쪽으로 일단 출발 했습니다. 이동중 창문 밖으로 좌우를 번갈아 살펴보지만 마땅한 ‘꺼리’를 찾기가 여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돌아다니다 보니 이미 서너 시간이 지났습니다.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될 것 같아 강화 분오리 주변에 정박되어 있는 부둣가를 향했습니다. ‘유빙이라도 있을까…이 날씨에 유빙은 아직 무리겠지…’혼자만의 생각을 하며 걷던 도중 반짝거리는 작은 보석 같은 조각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라, 저게 뭐지?’ 그건 얼음 결정체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한참 동안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얼마나 찍었을까? 마을주민인 이복열 어르신이 지나가며 말을 건넵니다. “뭐 찍소? 얼음인가? 날씨가 춥다더니 바다가 얼었네. 마을 바닷가에 얼음이 언 것이…한 3년은 된 거 같은데…바람까지 불어 추운디 고생하소” 갑자기 몰아친 강추위에 바다가 언 게 3년만이라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강추위 덕분에 예쁜 얼음꽃을 만난 것은 더 행운이었습니다.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다음 한파 스케치때도 이런 행운을 기대하는 건 욕심이겠죠?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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