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조기사퇴 중재안 거절
반대파, 광주시 “개혁신당” 공식화
양측 2월 초 신당 창당 가시권
국민의당이 결국 바른정당과 통합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내부 반대파와 결별의 길로 가고 있다. 안철수 대표가 당 중립지대 의원들의 중재안을 최종 거절하면서 더 이상 완충지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통합 반대파 역시 11일 당의 근간인 광주에서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사실상 각자의 길로 들어선 양측은 당분간 중립파 의원들 설득에 집중하며 2월 초 자신들만의 신당 창당을 위해 분주히 움직일 전망이다.
안 대표는 전날 당 중재파들과 만나 “내가 당장 사퇴하면 전당대회가 제대로 안 되고 통합도 제대로 추진 안 될 것”이라며 ‘대표 조기 사퇴 후 전대 개최’라는 중재안을 최종 거절했다. 그러고는 이날 “당헌에 따라 12일 오후 3시 제10차 당무위원회의를 소집한다”고 공지했다. 최대한 빨리 당무위를 열어 전대 개최에 전력투구 하겠다는 취지다.
통합 반대파 모임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 안 대표의 중재안 거절과 당무위 소집을 결별 통보로 받아들였다. 최경환 의원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ㆍ전남당원 간담회에서 “KTX를 타고 오는데 안 대표가 당무위를 연다는 급보가 날아왔다”며 “이제 광주가 보수야합을 저지하고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가기 위해 또다시 결단을 내릴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반대파 수장인 박지원 전 대표도 “통합 반대파는 어떤 경우에도 호남의 가치를 지킬 것이며, 이제 새로운 선거를 위한 개혁정당을 반드시 창당하겠다”며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양측의 결별 의사가 명확해짐에 따라 중립파 의원 10여명의 거취에 관심이 다시 모아진다. 이와 관련 중립파의 대표 격인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당수 의원들이 중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태에선 안 대표가 주최하는 전대에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김 대표는 “(안 대표의 중재안 거부에도) 중립파들은 대체적으로 국민의당의 갈 길이 결국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립파가 당분간 전대 개최와 관련된 형평성 문제 등을 제기하겠지만, 최종 결론은 통합 찬성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양측의 신당 창당 시기를 2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 안 대표가 밀어붙이는 전대가 성공하든 안 하든, ‘합의 이혼’이 되든 안 되든, 6ㆍ13 지방선거 당내 경선을 위한 예비후보 등록일이 2월 13일이라 양측 모두 그 무렵에는 신당을 창당해 등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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