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판, 오디오 등 전장 혁신 ‘디지털 콕핏’ 첫 공개
삼성전자와 하만이 그리고 있는 미래 자동차의 밑그림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에서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 중인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디스플레이 기술과 하만의 전장부품 기술이 집약된 솔루션들을 선보이며 자율주행 플랫폼 시장 선점 의지를 내비쳤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하드록 호텔의 하만 전시장에서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CSOㆍ최고전략책임자)은 “자율주행은 삼성과 하만이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라며 “그 첫 결실로 삼성의 이용자인터페이스(UI), 이용자경험(UX), 디스플레이 기술과 하만의 자동차 전장(전기장치부품) 기술이 만나 차체 내에서의 경험을 완전히 바꾸는 ‘디지털 콕핏’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디네쉬 팔리윌 하만 사장은 “디지털 콕핏 생산 준비는 모두 끝났고 이미 완성차 업체와 사업도 체결했다”며 조기 상용화에 대해 기대감을 보였다.
디지털 콕핏은 일반적으로 비행기 조종석을 의미하지만 승용차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 및 오디오 등 차량 운전 장치가 디지털 전장 제품으로 빠르게 교체되고 있는데, 디지털 전장제품으로만 구성된 전방 영역을 디지털 콕핏이라고 부른다. 이번 CES에서 삼성과 하만은 공동 개발한 디지털 콕핏을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마세라티 차량에 적용했다.
디지털 콕핏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12.4인치 플렉시블OLED, 23인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로 구성됐다. 운전자가 탑승하면 이를 인식한 콕핏이 일정을 표시해 주고, 일정에 맞는 목적지가 자동으로 설정됐다. 이동 중에는 운전자 관심 분야에 맞는 뉴스가 나오며 조수석에선 고화질의 영상이 끊김 없이 재생됐다. 이 차량에는 거울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차에 탑재된 카메라가 사용자가 보지 못하는 곳까지 비추는 화면이 룸미러 자리에 있는 디스플레이에 표시됐다.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빅스비가 탑재돼 차내 에어컨 조명 음향을 모두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5G 통신망이 상용화된다면 펼쳐질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플랫폼 ‘드라이브라인’도 공개했다. 드라이브 라인은 자율주행 핵심인 레이더 카메라 등 감지기와 부품, 소프트웨어를 원하는 방식으로 선택해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 솔루션이다. 전시장에는 운전자 대신 안내 로봇이 자리하고 있고, 좌석마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자율주행 콘셉트카도 전시됐다. 하만 관계자는 “탑승자의 얼굴로 노인, 어린이 등 연령대를 인식하는 수준에서 취향 파악, 더 나아가서는 홍채 인식으로 보안성을 갖춰 업무까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삼성과 하만은 내년 CES에서 자율주행 시연에 나설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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