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정국 돌파에 힘 모으자”
유승민 만나 다시 의기투합
손학규ㆍ김한길과도 연쇄 접촉
모두 합류땐 통합 빨라질 수도
安, 거리두던 劉 9일 만나 “통합 정국 돌파에 힘 모으자” 의기투합
劉 “안철수 조기퇴진 중재안, 통합 막는 것” 적극 옹호 모드로 재전환
安, 같은 날 孫ㆍ金도 만나 협력 부탁… 합류 시 통합 시계 단축 전망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움직임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국민의당 내홍 등의 이유로 한동안 거리를 뒀던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직접 만나 다시 통합 의사를 확인했고, 통합의 마지막 퍼즐이 될 손학규 상임고문, 김한길 전 의원과도 연쇄 접촉해 설득전을 벌였다. 이들 세 명의 통합 핵심 우군이 모두 안 대표의 신당 구상에 동참한다면 양당 통합 시점이 의외로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안 대표는 9일 유 대표와 서울 모처에서 만나 최근 통합을 둘러싼 여러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유 대표에게 “당 내홍 해결을 위해 의원들을 직접 찾고 있다. 유 대표가 정국 돌파를 위해 힘을 더 실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그의 부탁을 흔쾌히 수락하며 “나도 고민은 충분히 했다. 함께 잘해보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표는 회동 전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 “김세연 의원 등의 탈당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이제 유 대표가 좀 더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동료 의원들의 주문에도 “이제 움직여 보겠다. 나를 믿어 달라”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이들의 약속은 10일 현실화됐다. 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 내에서 제기된) 안 대표 조기 사퇴 중재안은 성공적 통합을 위한 중재안이 아니라 통합 중지안”이라며 “안 대표가 (합당 전까지) 통합을 마무리하는 파트너 역할을 다 해주셨으면 한다”고 명확히 말했다. 유 대표의 지원사격 재개에 안 대표도 “계획했던 바른정당과의 통합 일정을 늦추기 힘들다"며 중재안 거부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안 대표는 전날 손 고문과 김 전 의원도 직접 찾아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두 정치인에게 현재 통합 진행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고, 자신의 리더십 문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의 최측근은 “’호남을 무조건 버려서는 안 된다’는 손 고문의 요청을 안 대표가 충분히 경청했다”며 “물밑에서 호남계와 대화만 이어가던 손 고문이 안 대표의 의지를 확인했으니 곧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전 의원의 측근은 “김 전 의원이 안 대표 이야기를 듣는 데 집중했을 뿐, 아직은 사안에 거리를 두고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당 핵심 관계자는 “추가 탈당을 막아야 하는 유 대표와 조기 사퇴 중재안을 방어해야 할 안 대표의 정치적 필요가 일치해 이들이 다시 의기투합한 것”이라며 “각각 김한길계와 손학규계라는 확실한 당내 지지 기반을 가진 두 정치인들까지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 의외로 통합 국면이 조기에 정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통합 반대파들은 이날도 전체회의를 열고 안 대표를 향해 “껍데기만 남은 바른정당과 통합을 중단하든지, (당을) 나가서 통합하라"(조배숙 의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통합에 반대하는 원외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별도 세 규합 작업을 이어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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