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 주 트래버 시티 체리 캐피탈 공항에서 하늘 길을 지킨 경찰견(K-9) ‘파이퍼’가 지난 3일(현지시간) 전립선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올해 아홉 살이 된 보더콜리 종 파이퍼는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항공 사고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조류 등의 야생동물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임무를 맡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100만명 이상의 친구들을 확보할 정도로 인기를 끌어왔다. (▶관련기사보기: 늠름한 공항 지킴이 美 경찰견 ‘파이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파이퍼가 그 동안 쫓아낸 새만 8,376마리. 순찰을 돈 거리는 총 3,085㎞, 근무시간은 6,206시간에 달한다. 파이퍼의 임무가 중요한 이유는 그만큼 새로 인한 항공기 사고가 많이 일어났기 때문. 이 공항에서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조류 충돌 37건, 스컹크 충돌 1건이 발생하는 등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한 경우도 많았다.
파이퍼의 핸들러이자 공항 감독자인 브라이언 에드워즈는 파이퍼가 자신의 품에서 편안하게 잠들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파이퍼는 질병과 1년간 용감하게 싸웠고,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하지만 때때로 삶은 예정대로 흘러간다”고 인스타그램에 적었다. 파이퍼는 지난 2016년 1월 암 진단을 받았지만 그 해 12월이 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그렇게 둘은 임무를 수행해왔다.
파이퍼는 임무뿐 아니라 늠름한 자태로도 인기를 끌었다. 파이퍼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프로펠러에서 발생하는 풍압으로 이물질이 날려 눈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스키 고글과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굉음으로부터 청력을 지키기 위한 귀보호대를 갖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파이퍼는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도 공항에 있는 흰색 올빼미를 쫓아내면서 마지막 임무를 다했다. 동료들은 “파이퍼는 공항의 일부분이었으며 뛰어난 봉사자였다”며 애도를 표했다. 파이퍼가 세상을 떠난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마음이 너무 아프다.” “파이퍼는 모든 면에서 특별했고 공항 관계자와 방문자들에게 영웅이었다” 등 그를 추모하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에드워즈는 파이퍼의 홈페이지에 그를 기념하는 사진과 함께 “공항 경찰견 파이퍼는 일을 사랑했고, 그 임무를 다했다”며 애도했다.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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