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기념촬영에 임한 쇼트트랙 선수들/사진=임민환 기자
“여태껏 가장 힘들게 체육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홀쭉해졌다. 그 동안의 강도 높은 훈련을 몸 상태가 대신해주는 듯 했다. 첫 마디에 “훈련이 너무 힘들어 아직 (평창이) 실감이 안 난다”며 이런 말부터 꺼낸 고참 서이라(26ㆍ화성시청)부터 선수들은 입을 모아 훈련 강도가 세다고 하소연(?)했다.
그래서인지 유독 허벅지만은 달랐다. 남녀 대표팀 선수 10명(남자 5명ㆍ여자 5명) 모두 군살 하나 없이 날렵해진 신체 부위 중에 허벅지가 두드러지게 커져 있다. 뒷 근육까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선수들의 허벅지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호성적을 예감케 했다.
1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을 공개하는 마지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쇼트트랙은 처음 도입된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때 김기훈이 1,500m와 5,000m 계주에서 우승한 걸 시작으로 소치 올림픽까지 ‘금 21ㆍ은 12ㆍ동 9’ 등 총 42개의 메달을 안긴 효자 종목이다.
이번 평창에서도 홈 이점을 안고 무더기 금메달 사냥이 예상된다. 서이라는 “확실히 월드컵 대회 때보다는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대표팀 동정을 전하며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내려준다고들 하는데 소치에서 안 좋은 기억을 딛고 평창에서는 하나 된 열정을 보여주고 싶다. 목표는 모든 메달”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올림픽 무대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곽윤기(29)에게서는 소치의 노메달(남자) 수모를 걷어낼 보다 확실한 얘기가 나왔다. 곽윤기는 “이번 남자 대표팀이 역대 가장 좋은 팀원”이라면서 “우리끼리는 계주 얘기를 많이 한다. 계주에서 금메달을 가져오면 12년만의 단체전 금메달이라서 의기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심석희(21ㆍ한국체대)는 조금 조심스러웠다. 여자 대표팀이 총 몇 개의 금메달을 딸 것 같으냐는 물음에 “변수가 많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즉답을 피하면서 “다관왕 욕심은 나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체력 훈련을 많이 해왔고 앞으로 남은 기간은 기술과 스피드 훈련도 많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석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1,500m이다. 그는 “1,500m에 맞춰 준비를 하고 있다”며 변수로 꼽히는 상대 견제에 대해서는 “몸싸움에 붙었을 때 밀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싸움 자체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평창 올림픽 참가가 유력해지는 북한 선수단도 화제에 올랐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바람대로 역대급의 선수단을 파견한다면 쇼트트랙 종목도 단일팀 구성이 논의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곽윤기는 “사실 북한 선수들과는 경기해본 적이 많이 없어 파악이 안 돼 있다”면서 “선수들은 훈련에만 집중하는 단계이고 북한 얘기는 잘 안 한다”고 전했다.
선수들을 진두지휘하는 김선태(42ㆍ화성시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4년 동안 평창만 보고 달려왔다. 기대가 되고 설렌다. 마침표를 잘 찍을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이 쇼트트랙 강자임을 한 번 더 보여줄 것"이라면서 "체력 훈련이 막바지다. 이제는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실전 감각을 키우는 쪽에 중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한 달 남은 평창 대회를 향해 투지를 불태웠다.
진천=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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