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10일 상륙기동헬기를 인수해 하늘을 나는 꿈을 이뤘다. 1973년 해병대를 해체하면서 해군으로 헬기를 전환한 지 45년 만이다. 이로써 유사시 헬기를 타고 적진 깊숙이 침투해 선봉에 서는 상륙작전을 온전히 수행할 발판을 마련했다.
해병대는 이날 경북 포항에 있는 해병1사단 항공대에서 상륙기동헬기 1ㆍ2호기 인수식을 열었다. 함께 치러진 명명식에서 헬기의 이름은 ‘마린온’(MARINEON)으로 정했다. 해병대를 뜻하는 ‘마린’(MARINE)과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SURION)의 합성어다. 마린온은 수리온을 기반으로 상륙작전 임무에 특화된 기동헬기다. 국군 장병들이 공모에 참여해 낙점한 이름이다.
상륙기동헬기는 해병대의 오랜 염원이다. 해병대는 1949년 창설돼 58년 항공대를 만들며 최대 23대의 헬기와 정찰기를 운용했지만, 73년 해병대를 해체하고 해군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항공전력도 함께 없앴다. 87년 해군에서 독립했지만 헬기 1대 확보하지 못한 채 다시 30년을 보냈다. 그로 인해 해병대사령관이 서북도서를 시찰하려면 육군 헬기를 빌리거나, 여의치 않으면 배로 이동해야 했다. 해병대 역시 2016년 3,000명 규모의 신속기동부대를 편성했지만, 헬기가 없어 독자적인 상륙작전은 엄두도 못 냈다.
마린온은 최대 시속 265㎞로 9명을 태우고 3시간까지 날 수 있다. 해병대는 2023년까지 28대의 마린온을 도입할 예정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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