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27%가 아내 휴직 중 양육ㆍ가사 동참 안 해
재정적 어려움과 직장에서의 눈치가 육아휴직 사용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해도 아내는 육아에 상당히 참여하는 반면, 남편은 아내가 육아휴직을 하면 육아를 거의 전적으로 맡기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들의 불만이 컸다.
10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육아휴직을 경험한 20~49세 남녀 400명(각각 2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실시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육아휴직 결정 시 가장 고민이 됐던 것이 뭐냐’는 질문에 재정적 어려움(31.0%)과 직장 동료 및 상사들의 눈치(19.5%)를 1, 2위로 꼽았다. 이어 진급 누락 등 인사고과에 대한 부정적 영향(10.3%), 경력단절로 인한 경쟁력 저하(6.3%) 등을 들었다.
육아휴직 후 복직 여부를 고민했다는 응답(46.0%)이 절반에 가까웠고, 고민 이유로는 ‘아이를 돌봐줄 곳ㆍ사람이 마땅치 않아서’가 45.1%로 가장 많았다. 퇴직 후 이직이나 창업 하지 않고 무직으로 남아있다는 응답은 남성은 2.0%에 머물렀지만 여성은 12.5%나 됐다.
육아휴직 당시 ‘배우자가 양육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남성은 2.0%였지만, 여성은 27.0%나 됐다. ‘배우자가 가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남성 1.5%, 여성 26.5%로 2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그 결과 배우자에 대한 양육 참여 불만족도는 여성이 35.5%로 남성(3.5%)보다 10배 이상 높았고, 가사 참여 불만족도도 5.5%(남) 대 37.0%(여)로 큰 격차를 보였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배우자와 갈등 경험률은 73.3%였는데, 남성은 갈등 이유로 ‘양육방식 이견’(46.9%)를 가장 많이 꼽은 반면, 여성은 절반 이상이 ‘배우자가 양육을 나에게 전적으로 부담시켜서’(63.3%)라고 답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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