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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백혈병, 병의원은 디스크, 타이어는 위암 위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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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백혈병, 병의원은 디스크, 타이어는 위암 위험 높아

입력
2018.01.10 15:2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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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별 질병 발생률 첫 분석

반도체 여성 백혈병 위험 2.6배

제조ㆍ사무직 등 구분 안 해 한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결심공판일인 지난 달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관계자들이 이재용 부회장 엄중처벌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결심공판일인 지난 달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관계자들이 이재용 부회장 엄중처벌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제조업에 종사하는 여성 근로자는 일반인보다 백혈병 발생 위험성이 2.6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병ㆍ의원 종사자는 근골격계질환, 타이어 제조업 종사자는 위암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았다.

10일 산업안전보건공단과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빅데이터 기반 직업코호트 구축을 통한 질병 발생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추적조사를 뜻하는 코호트 연구는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추적해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해 요인과 질병간 상관관계를 밝히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전체 근로자의 건강보험공단 진료기록을 이용해 진행됐다. 전체 근로자의 건강보험 기록을 이용해 산업 현장 별로 질병발생률을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통 대조군으로는 근무 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사립 교직원과 공무원’ 자료가 활용됐다.

조사 결과 반도체 제조업 여성 근로자의 백혈병 발생 위험도는 대조군의 2.57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위험도는 0.95배로 대조군과 큰 차이가 없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단순 발병률을 확인한 것으로 왜 성별 격차가 발생하는지 설명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병ㆍ의원 종사자는 흔히 디스크로 일컬어지는 추간판탈출 질환 등 근골격계질환 발생 위험이 높았다. 여성의 흉요추추간판탈출 질환 위험도는 1.74배였으며 남성은 1.39배로 집계됐다. 경추추간판탈출 질환 위험도에서 여성은 1.62배, 남성은 1.16배였다. 타이어 제조업의 경우 남성의 위암 발생 위험도는 대조군 대비 1.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조사가 질환과 작업환경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업종 내 생산직ㆍ사무직 등 직무별 구분이 되지 않았으며, 유해 요인에 대한 노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질환 발생에 대한 정확한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공단은 분석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향후 반도체 관련 업종을 포함 직종ㆍ업종별 종합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해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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