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車 미래는 자율주행 중심
전자화ㆍ친환경차 개발에 달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제품전시회’(CES) 전시관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경연장으로 변한 것을 둘러본 후 “현대차는 ICT 업체보다 더 ICT 업체가 돼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날 CES 전시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동차의 미래가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전자화와 친환경차 개발에 달린 만큼, 자동차 회사의 의사결정 방식이나 속도 등 모든 게 달라져 한다”면서 “그걸 누가 먼저 실현하느냐가 살아남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자율주행이나 친환경차 개발 방향에 대해서 “현대차가 그 동안 일단 시도해보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그런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부족해, 이 분야에서 글로벌 업체를 추격하는 입장이 됐다“며 “앞으로는 R&D 직원들이 마음껏 실패해도 개의치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가면서, 경쟁 브랜드들이 가진 장점을 신속히 따라잡을 수 있도록 격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드 보복의 여파로 중국 시장 판매량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올해엔 중국에서 (2016년 수준인) 90만대를 팔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사드 위기 이후 연구소 조직을 중국으로 옮겨 현지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효과가 올해나 내년부터 나타나면서 중국 판매가 살아날 것”이라며 “지난해 사드 위기는 굉장히 심각했지만, 오히려 좋은 예방주사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미국시장 전망에 대해선 “미국 정부가 법인세를 내린 것이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엘란트라(아반떼 미국 수출명) 새 모델이 출시가 상당히 기대를 모으고 신형 싼타페도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미국 판매법인(HMA)에 이경수 부사장이 새로 부임했고 일본 토요타에 오래 근무했던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새로 합류하면서 과거와 많이 달라질 거고 미국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도 한층 공격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아세안(ASEAN)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중요한 시장”이라며 “일본 차가 장악하고 있지만, 확실한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 점유율을 25%까지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남아에는 상용차와 승용차가 같이 가야 한다”며 “인도네시아 정부도 관심이 있고, 베트남에 파트너도 있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준비해서 들어갈 수 있다. 현지 승용차 공장을 짓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현대차 관련한 댓글들도 꼼꼼히 살펴본다며 "지적이 타당한 비판 댓글이 있으면 읽으며 ‘내 탓이오’ 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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