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계처럼 5~10년 앞당겨 등록
수입업체 대표 등 18명 검찰 송치
중고 타워크레인을 수입해 최신 기계인 것처럼 속여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유통한 타워크레인 100여대가 현재 건설 현장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건설장비 수입업체 대표 이모(44)씨와 구매업자 김모(55)씨 등 18명을 공정증서 원본 등 부실기재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씨 등은 2014년 1월부터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중고 타워크레인을 수입하면서 제조 연식을 5~10년 앞당겨 허위 등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제조 연식 10년 미만의 타워크레인을 선호하고 사용연한이 짧을수록 임대료가 높았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유통한 타워크레인은 총 132대로 모두 국내 건설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연식을 10년 이상 앞당긴 타워크레인도 20여대나 됐다. 경찰 관계자는 “다행히 이씨 등이 유통한 노후 타워크레인으로 인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술한 제도도 범행에 한 몫 했다. 이씨 등은 타워크레인을 수입할 때 관세청에 제출하는 수입신고서에 제조일자를 기재할 의무도 없고, 허위 기재를 하더라도 이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관할구청 차량등록과 또한 관세청이 수입신고서를 근거로 발부한 수입신고필증만 보고 타워크레인 제조일자를 확인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20년 이상 노후 타워크레인 사용제한 등을 위해 전국 타워크레인 6,074대에 대한 전수검사를 하고 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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